“세계에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은 정말 많아요. 하지만 원작인 삼국지연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고 담아낸 게임은 아직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삼국지를 제대로 품어보자는 뜻에서 이 게임을 개발하게 된 거죠.”
삼국지를 제대로 품은 게임 엔도어즈의 ‘삼국지를 품다’(이하 삼품)가 드디어 국내 게임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달 25일 출시된 이 게임은 ‘아틀란티카’에 이어 김태곤 프로듀서(PD)의 수식어가 붙은 게임이다. 업계에서는 모바일과 웹을 완벽히 연동한 하이브리드 게임으로 이 작품을 두고 혁신적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삼품 출시 이후 이 게임의 개발 총괄을 맡은 김태곤 PD는 그 누구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직 서비스 초반이라 서버가 다소 불안한 문제도 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을 꼼꼼히 체크하고 반영해 나가느라 오픈 전보다 더 숨 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다행히 오픈 초반 이용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어서 내부적으로도 고무돼 있는 상태에요. 블로그나 카페에 들어가 반응을 보는데 대부분 좋은 의견들이 많거든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계획인데 서서히 달궈지다 임계점에 도달하면 폭발적으로 큰 인기를 끌 거라 생각합니다.”
삼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별도의 클라이언트 설치 없이 웹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또 그대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도 게임을 이어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콘텐츠들이 연동되기 때문에 하나의 플랫폼을 고집할 필요가 전혀 없다.
“게임의 플랫폼의 경계가 사실상 무너지고 있어요. 더 이상 PC온라인 게임, 콘솔 게임, 모바일 게임의 구분이 필요 없어진 거죠. 이제 1, 2년 후면 PC온라인과 모바일의 경계는 사라질 거라고 봅니다. 게임의 플랫폼도 통합의 시대로 가고 있는데 어느 한쪽으로 분류해야겠다는 편집증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오는 거예요.”
플랫폼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혁신을 일으킨 삼품. 그렇다면 콘텐츠적인 측면에서 장점은 무엇이고 또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할까. 김태곤 PD는 삼국지 전통성을 살린 스토리, 또 여럿이서 팀을 이뤄 서로의 진영을 침략하고 막아내는 군영전 등 기존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기능과 특징을 그대로 녹여낸 시스템 등을 꼽았다.
“기존 삼국지 게임들은 너무 마니아만을 위하거나 본연의 이야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어요. 이용자들이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우도록 하는 것도 문제였죠. 진입 장벽을 높여 놓은 거예요. 반면 삼품은 삼국지를 잘 몰라도 또 게임을 잘하지 못해도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알아가게 되고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는 구조로 개발이 됐습니다. 대중성을 높인 거죠.”
삼품의 이야기는 ‘황건적의 난’부터 시작해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 등으로 이어진다. 게임의 흐름도 삼국지연의 이야기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현재 공개된 콘텐츠 분량은 동탁이 쓰러지는 과정까지다.
앞으로 삼품은 하나의 막 개념으로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뤄질 계획이며, 모든 이야기가 끝나는 추후에는 특정 장수에 초점을 둔 이야기 또는 허구의 이야기까지 발전할 수다는 것이 김 PD의 구상이다.
“현재 공개된 삼품의 이야기는 동탁을 쓰러뜨리는 단계까지예요. 30레벨 정도까지의 콘텐츠가 들어가 있는데 삼국지연의 모든 내용이 업데이트되기까지는 3년 정도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성장이 빠른 이용자들은 PVP와 PK를 즐기거나, 아니면 난이도를 높여서 다시 처음부터 삼품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삼품은 여러 사람과 파티를 맺고 서로의 진영을 빼앗거나, 또는 협력을 통해 퀘스트를 해결해 나감으로써 더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모르던 사람과 파티를 맺고 함께 게임을 즐겨야 한다는 부분은 게임을 캐주얼 하게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부담일 수 있다. 김태곤 PD는 이에 대한 해결책도 준비하고 있다.
“휴대폰에 저장된 번호로 같은 이용자를 추천해주는 기능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과 유사한 메신저 서비스도 곧 출시할 계획이고요. 게임 안에 맺어진 친구나 동맹원들이 자동으로 이 메신저에 친구로 등록되는 방식이에요. 게임에 들어가지 않고도 도움을 요구하거나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담당할 건데 수일 내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끝으로 김태곤 PD는 우리나라에서의 게임에 대한 잘못된 인식, 또 오는 7일 진행될 게임대상의 의무와 의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최근 그는 삼품 출사표 영상에서 게임이 나쁜 것으로만 비춰지는 현실에 안타까운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홍보 영상이었지만 왜 우리가 삼국지의 정통성을 집착했는지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과연 게임이 사회에서 지탄받아야 하는 대상일까에 대한 고민을 해봤죠. 그래서 결국 삼국지 고전을 게임에 녹여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면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는 데 일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임대상 수상 기대는 많이 하고 있습니다. 게임대상의 의미가 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미래 지향적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또 감동과 교훈을 줄 수 있는 게임을 선정할 수 있는 시상식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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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삼품의 본격적인 도전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안드로이드 버전에 이어 iOS 버전이 이제 막 출시됐고, 적극적인 마케팅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더 많은 콘텐츠들도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다. 더 호흡을 길게 갖고 본다면 삼품은 국내 뿐 아니라 순차적으로 해외로까지 진출될 예정이다.
제대로 된 삼국지 소재의 게임을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감동을 주고 또 유익한 정보와 재미를 주겠다는 김태곤 PD의 당찬 계획이 이제 순차적으로 전파될 일만 남았다. 게임업계의 소리 없는 혁신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