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파워텔 더블비 “투박한 TRS폰은 가라”

일반입력 :2012/11/01 15:28    수정: 2012/11/05 11:21

정윤희 기자

‘스마트’로의 진화는 곳곳에서 일어난다. 화물, 물류 등의 음성 기반 TRS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비교적 수요가 안정적인 기업시장이라고 해도 진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동통신시장이 빠르게 음성에서 데이터로 전환되고 있지만 기존 아이덴(iDEN) 방식의 TRS는 시대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48KB 이상의 데이터 전송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KT파워텔이 모토로라와 손잡고 내놓은 ‘더블비(V)’는 이러한 고민의 흔적이 물씬 배어나는 제품이다. ‘더블비’는 음성기반의 전통 시장을 넘어서기 위한 방안으로 TRS와 3G WCDMA의 결합을 선택했다.

‘더블비’를 처음 손에 쥔 느낌은 “일반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기존의 TRS폰들이 대부분 기능에 치중해 투박한 외형으로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는 꺼내기 다소 부끄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나마 디자인을 추구한 제품들도 지금은 구형 취급을 받는 피처폰 수준에 머무른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더블비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못지않은 세련된 디자인이 최대 장점이다. 전체적으로는 모서리가 다소 각진 모양이며, 한 손에 쏙 들어온다. 그냥 눈으로 보기에는 여타 스마트폰과의 구별이 힘들 정도다. 폰을 꺼낼 때 주변의 눈치를 살펴야 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기능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기능이 부족해 따로 휴대폰을 가지고 다녀야 했던 것에 비해 ‘더블비’ 하나로 모두 해결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무전기 기능이 더해진 셈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랄까.

통화방식은 두 가지다. 더블비는 두 가지 유심(듀얼심)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아이덴 방식의 TRS망과 3G WCDMA망을 동시에 쓸 수 있도록 했다. 통화 화면에는 0130과 010 버튼이 나란히 배치됐다. 이용자는 번호를 누르고 0130, 또는 010 버튼을 터치하면 된다. 음질은 기존 통화와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특히 TRS와 3G를 함께 쓸 수 있으면서 데이터와 무전통화 PTT를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발화지점을 찾는 영상을 보는 동시에 동료들과 무전으로 통화가 가능한 식이다.

무전기 기능 ‘PTT통화’는 물리버튼(핫키)을 통해 손쉽게 실행할 수 있다. 무전통화를 위해 이것저것 누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길게 1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사전에 등록해 둔 단말기들과 무전통화를 할 수 있다. “응답하라 오버.”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친구들과 외쳐봤을 문구가 자연스레 튀어나왔다. 버튼을 누르고 이야기를 하면 되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면 떼면 된다.

눈에 띄는 점은 가까이에 있지 않아도 무전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거리 제약이 있었던 무전기와 달리 ‘더블비’는 전국 어디에 있더라도 PTT통화를 할 수 있다. 본사와 멀리 떨어진 지사에서도 사용 가능해 전국 단위 사업장을 가진 기업들로서는 상당히 유용하다.

또 한 가지 무게를 둔 점은 기업 편의성이다. 화물, 물류 등의 업체가 실제로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더블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KT파워텔은 전용 마켓 ‘더블비 앱스’를 통해 차량의 위치관제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PSS앱과 화물차 정보 공유 및 위치기반 화물검색을 제공하는 파워트럭 앱등을 제공한다.

다만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다. 사실 처음에는 다소 트렌드에 뒤떨어진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스마트폰들이 너도나도 4.1 젤리빈 업그레이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T파워텔은 ‘안정성 추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TRS폰이 기업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만큼 빠른 판올림보다는 서비스 안정이 최우선 고려사항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택배, 운송, 물류, 공공기관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TRS의 특성상 오류나 버그가 일어날 경우 치명적인 상황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수긍이 갔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OS 업그레이드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KT파워텔은 제조사인 모토로라와 협의해 향후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로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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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는 다소 무겁다. 기존 무전기와 비교하면 가벼운 수준이지만 경량화 되고 있는 스마트폰에 비하면 약간 묵직한 느낌이 들긴 한다. 구체적인 사양은 4.3인치 qHD급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LED 플래시의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더블비’는 하나의 단말기에서 TRS와 3G를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TRS폰의 한계를 뛰어넘은 제품이라 할 만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실제로 사용하는 사원들 입장에서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주사용폰으로 써도 손색이 없다. 스마트 기능과 TRS를 결합한 방식은 기업 시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