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센츄어 "클라우드, 잘쓰려면 체질 바꿔"

일반입력 :2012/10/24 16:14

IT컨설팅업체 액센츄어는 클라우드가 1년반 이내에 전체 기업 인프라의 애플리케이션 10개중 3개이상을 돌릴 것이란 관측을 제시했다. 더불어 최근까지 기업들이 직접 관리하는 프라이빗클라우드를 선호해왔지만 앞으로 퍼블릭클라우드 보안성과 성능이 늘면서 활용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에 맞춰 클라우드를 회사가 쓰려고 구축하거나 외부 서비스용으로 만들거나 그에 맞춰 기업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크 보일 액센츄어 클라우드 및 모빌리티부문 아태지역 총괄 대표는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 '제3회 클라우드프론티어' 현장에서 첫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이용동향과 인사이트'라는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액센츄어는 경쟁력 강화나 신규시장 진출을 꾀하는 기업에게 필요한 클라우드시스템을 설계, 구축하는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에 따르면 클라우드 시장규모는 급속성장세, 그중에도 아태지역은 연평균성장이 세계시장대비 더 빠른 추세를 보인다. 스마트폰 사용량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기술을 이용할 분야가 훨씬 많아졌다는 게 그의 평가다. 일례로 서비스제공업체들이 클라우드에 일반적인 메일이나 웹서비스를 올리기만 선호했는데 지금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보일 대표는 향후 18개월안에 전체 애플리케이션 30% 이상이 클라우드로 옮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일 대표는 클라우드의 중요성은 그 보안성과 프로세싱파워가 높아지면서 함께 늘었다며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를 통해 고객요구를 분석하는 작업까지 가능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고 새로운 가치 제안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를 통해 무엇을 달성하길 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시, 우선 순수 서비스보다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형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보일 대표의 조언이다. 또 그는 사용자 입장에서 즉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비즈니스가 지금보다 훨씬 빠른속도로 전환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기술관점에서 기업들이 어떤 투자의 중요성을 판단할 수 있게 돕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보일 대표는 서비스제공업체들이 성공적으로 클라우드 활용할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며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려고 고심하는 임원들에게 클라우드의 잠재력을 이해시키기 위해 향후 5~10년내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자 맡아온 업무분야의 비즈니스 이해도와 새로운 클라우드 가능성을 접목시켜야 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이와 별개로 기업들이 몇년전까지 프라이빗클라우드만을 고집했는데 기업들은 그것만으로 경쟁력 증가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케됐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공용(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쓰는 방향도 고려해갈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기업들이 이같은 현재 흐름과 예상 환경에 대응키 위해 클라우드 시대에 걸맞는 파트너생태계와 기업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보일 대표의 주장이다. 클라우드 기술만 구현하고 이를 활용할 조직운영원리나 파트너 협력관계를 흡수하지 못하면 경쟁력 향상이라는 결과로 연결시킬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액센츄어도 호주 텔스트라와 손잡고 효과적인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을 위해 업무방식을 어떻게 바꿔가야 하는지를 놓고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고객사가 파트너들과 함께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객들에게 가치제안시 어떤 방향으로 재설계가 필요한지 등을 인식했다고 언급했다.

보일 대표는 기업들은 하나의 통합된 이음새없는 딜리버리 서비스를 원하지 여러 관련업체들과의 접점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계획할 때 이런 단일성이 중요하며 그런 사업자들의 서비스가 향후 각광받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현장에서 보일 대표와 인터뷰한 1문1답 내용이다.

-기조연설 내용에서 제시한 여러 클라우드 관련 지표가운데 가장 중요한 흐름을 꼽자면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다. SaaS는 기업들이 더 나은 인프라 자원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저렴한 비용으로 접근케 해준다. 이와 더불어 모바일기기를 통해 확산된 소셜네트워크, 모빌리티 기능이 신규서비스를 내놓거나 아예 별개 시장에 진출할 때 느껴지던 진입장벽을 낮춰준다.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시장이 움직이는 속도에 빨리 대응할 수 있다. 보험이나 금융산업분야 사례가 두드러진다. 호주 '유뱅킹'이 클라우드뿐아니라 모빌리티, 소셜네트워크 등을 잘 버무려 새로운 비즈니스에 뛰어든 사례로 꼽힌다.

-클라우드와 모빌리티가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그렇다. 2가지는 별개 개념이지만 상호보완적이다. 클라우드는 그것대로, 모빌리티는 모바일서비스 영역에서 이슈로 떠올랐던 것이지만 향후 2가지 서비스가 융합돼갈 것이라 본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빠른 진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신규서비스 출시나 새로운 시장 진출이 가속돼 파트너생태계 지형도도 함께 달라질 수 있다.

일례로 차이나머천트뱅크(CMB)같은 곳이 클라우드와 모빌리티를 적절히 활용해 신규비즈니스에 진출한 회사다. 여긴 금융업체로서 과거 창구직원들이 고객에게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제는 그 신용카드를 물리적으로 만드는 대신 스마트폰 단말기에 저장해, 고객에게 이를 판매한다. 은행사업과 전혀 별개였던 리테일비즈니스 시장에 진출한 셈이다. 이로써 그들에겐 신규 카드발급상품이, 제조사와 통신사 입장에선 새로운 단말기 공급채널이 생겼다.

별개의 사업분야가 손잡고 고객입장에서 부가가치를 늘려주고 매출을 높이는 '크로스셀링' 방식은 클라우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관여하는 조직들에게 엄청 많은 비즈니스프로세스가 존재하는데 이를 공유하고 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에 클라우드 인프라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통신사중 가입자수1위는 차이나모바일이고 미국회사는 상위권에 없지만, 매출로 따지면 AT&T와 버라이즌이 앞선다. 주요기술을 활용하고 은행권, 신용카드사 등과 묶어 판매하는 제품을 많이 내놓는 덕분이다.

-시장에서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진 알겠는데 사업자 활동은 종종 규제로 막혀있곤 한다. 클라우드 확산 추세가 시장뿐아니라 규제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 편인가

앞서 호주 유뱅킹 사례는, 그 모회사가 내셔널오스트레일리언뱅크(NAB)다. 금융관련사업허가를 갖췄기 때문에 그런 산업규제를 우회할 수 있었던 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규제를 의식하지 않더라도 가능한 영역안에서 사업 초점만 바꿔 가능한 부분이 있다. 일례로 향후 우편업무 담당조직은 금융서비스, 금융결제쪽에 중심을 옮길 것이다. 이미 클라우드를 통해 실현 가능하고, 관련부처가 그런 권한을 갖고 있어 비용효율적인 신규사업 진출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클라우드서비스 확대가 결국 규제당국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줄것이다. 규제당국도 기술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한다. 어떤 기술이 시장에 도움이 되고 경쟁력을 높이는지 판단해 기존 규제를 바꿔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정부가 IT산업진흥 의지는 강한데 스스로 기술을 대하는 자세는 낡았다는 비판이 많다은데 해외 정부는 어떤가

의사결정과정상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무엇을 가능하게 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할 것인지. 정부입장에서 보안이 이슈로 꼽힐 수 있다. 이를 철저히 할 수 있다면 공공부문에도 얼마든지 도입할 수 있다. 이슈 될수있는거 보안 철저히 유지된다면 도입가능하다. 서구지역은, 정부차원에서 클라우드서비스 사용에 개방적인 태도를 견지한다. 미국, 호주, 일본 정부 등은 전반적으로 그렇다.

호주에선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의료정보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한다. 그 분량이 방대해서 감당할 수 있는 성능과 용량은 클라우드로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한 결과다. 또 영국은 기상정보분석과 예측을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동원한다. 우리나라 기상청이 쓰느 슈퍼컴퓨터 대신이다. 비용은 훨씬 저렴하다. 이 경우 처리해야 하는 기상데이터가 프라이버시나 보안과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이런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하다.

-좌절하고 있을 국내 기업과 보수적 선입견을 가진 우리나라 정부에 해줄만한 얘기 없을까

우선 정부측에는 전체적인 글로벌 트렌드를 살펴보라고 조언하겠다. 클라우드 보안은 불안하지 않다. 분산된 것보다 클라우드로 통합하는 게, 사이버시큐리티나 데이터프로텍션 측면에서 현재 분산된 데이터센터 각각을 보호하는 것보다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개입되는 조직 규모가 커지고 그 데이터와 중요도가 방대해질수록, 더 고도화된 보안성 설계와 아이디어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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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aaS를 언급하며 사용량 늘어날수록 투자가 늘고 비용이 줄면서 기술과 보안성이 향상된다고 했을거다. 클라우드에 모든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가운데 30%가 올라가는 시점 이후부터 그 선순환 흐름이 가속된다. 클라우드에 대한 정부의 긍정적 인식이 업계 선순환 생태계를 뒷받침할 수 있다. 규제환경이 있거나 없거나, 투자를 결정하고 실행계획을 제대로 따라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편 기업에서 클라우드에 투자하려면, 기대하는 비즈니스 성과와 이익을 구체화하고 현재 규제환경을 치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나 보안이나 사업허가여부 등에 대해 규제조건을 충족하는지 고민한 이후에 투자하길 당부한다. 액센츄어는 호주 텔스트라와 협력해 진행중인 사업모델이 있는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부기관이든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