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호 라이엇 대표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일반입력 :2012/10/19 11:52    수정: 2012/10/19 11:59

약 두 달 후면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국내 서비스 1주년이 된다. 아직 평가하기에 이른 시점일 수 있지만 LOL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LOL의 성공은 단순 게임 자체의 인기로 그치지 않았다. e스포츠로도 많은 이슈를 낳으며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잇는 차세대 e스포츠 리그 종목으로 발전했다. 결국 게임의 ‘하는 맛’과, ‘보는 맛’을 동시에 충족시킨 것이다.

많은 것을 이뤘고, 또 이제 한숨 돌릴 법도 한 시점인 것 같지만 오진호 라이엇게임즈 아시아지역 대표는 아직까지도 이용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감동시키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늘 이용자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기조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인 것.

“일단 LOL 팬들에게 너무나 감사하죠. 모든 결정을 이용자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금의 좋은 반응을 가능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1:1 문의부터, e스포츠, 커뮤니티 마케팅 이벤트 등 모든 것을 이용자 중심으로 고민했던 결과겠죠.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충실하게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런 노력들을 확인할 수 있는 단적인 예가 라이엇게임즈가 갖고 있는 고객센터 운영 철학이다. 보통 많은 게임사들이 이용자들의 질문과 요청에 정해진 답변만을 주거나 소홀히 여기는 반면, 라이엇게임즈는 경우에 따라 직원이 꽃을 그려 고객에게 답변을 보낸다거나 연애편지 조언까지 해준다. 그리고 회사는 이들이 투자하는 시간을 가치 있게 평가하고 칭찬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고객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플레이어 서포터라고 해서 많은 교육이 이뤄진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항상 감동을 주려고 노력을 하죠. 만약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채용할 생각입니다. 현재는 외주 없이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인 30여명 정도가 이 업무를 하고 있고요.”

오진호 대표는 삼성물산, SK그룹, 이베이, 블리자드코리아 등을 거쳐 현재 라이엇게임즈 아시아지역 대표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게임과 첫 인연을 맺은 건 2005년 블리자드코리아에서 마케팅 상무를 맡게 되면서 부터다.

“라이엇게임즈 대표직 선택이 그 동안 했던 선택 중 가장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좋은 회사인 줄 몰랐거든요. 너무 만족하고 행복해요. 본사 역시 한국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두텁고요.”

이렇게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오 대표가 갖고 있는 기업의 가치관이 본사와 잘 통하기 때문이다. 사회 공헌 부문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재청과 함께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사회 환원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를 위해 LOL 한국형 챔피언 ‘아리’ 6개월 판매 수익금 5억원을 사회환원기금으로 문화재청에 제공했다.

“사회공헌은 지사를 설립할 때부터 했던 약속이었어요. 사회공헌을 하더라도 의미 있게 해보자, 젊은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주자는 생각이 문화재청과 손을 잡게 된 계기가 됐죠. 이런 활동들은 단발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올해 내로 기부도 생각하고 있고요.”

사회공헌 외에도 라이엇게임즈는 e스포츠 활성화에도 큰 계획과 포부를 갖고 있다. 침체된 국내 e스포츠 시장을 다시 살아나게 하고 싶다는 것. 실제로 LOL은 최근 진행된 ‘롤드컵’을 통해 그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글로벌 월드챔피언십 시즌2 대회에만 총 500만 달러가 투자됐어요. 앞으로도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롤드컵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팬들에게 너무 창피하고 죄송했지만 처음이었던 만큼 다음에는 절대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끝으로 오 대표는 LOL 이용자들을 위해 비매너 플레이와 게임 내 욕설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접근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전사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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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획의 일환으로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18일 ‘명예로운 소환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명예로운 소환사 시스템은 북미 지역에 먼저 도입된 시스템으로, LOL 이용자들이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매너 있게 경기한 이용자를 칭찬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많은 포인트가 쌓이면 향후 별도의 혜택을 얻게 된다.

“앞으로의 1년 역시 라이엇게임즈의 미션과 과제가 변할 것 같지는 않아요. 1년 후에는 LOL 이용자 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게도 라이엇은 이용자 중심이야 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그 만큼 괜찮은 회사라는 인식을 갖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e스포츠 산업에도 기여해서 더 큰 리그를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