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기형적 휴대폰 유통구조, ‘호갱님’ 양산”

일반입력 :2012/10/09 10:41    수정: 2012/10/09 10:41

정윤희 기자

기형적인 휴대폰 유통시장으로 인해 소비자만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국내 휴대폰 유통 구조는 유통과정을 거칠수록 제품가격이 출고가보다 낮아지는 기형적인 마켓구조라는 지적이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이재영 의원(새누리당)은 “이통사의 판매점, 대리점은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고객이 높은 요금제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상품의 장단점을 충분히 설명하기는커녕 최대한 차감이 덜 되고 마진이 많이 남는 제품만을 강요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8월말 기준 전국의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은 총 4만6천573개에 이른다. 대리점이 5천665개, 판매점이 4만908개다. 이동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1만9천295개, KT가 1만4천444개, LG유플러스 1만2천734개다.

이 의원은 휴대폰 상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이유로 이통사와 제조사에서 지급되는 보조금과 판매촉진비 등 각종 인센티브를 꼽았다. 대리점은 개통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매달 받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해야 하고, 판매점은 단말기 판매로만 수익을 얻는 대신 이통3사 제품을 모두 취급해 장려금 높은 휴대폰을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LTE 요금제의 경우 이통사 장려금이 높다보니 스마트폰 한 대를 판매할 경우 수십만원에 이르는 수입을 거둘 수 있다. 이른바 퇴근폰, 회식폰, 월급폰(단 한 대만 팔아도 그날 판매점 직원들이 퇴근, 회식을 하거나 월급에 버금가는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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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판매자는 정보력이 부족한 소비자, 일명 호갱님(호구+고객님)에게 단말기를 비싸게 판매하고 이통사로부터 지급받은 인센티브는 수익으로 두둑히 챙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반면 이통사는 판매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내 목표를 미달성할 경우 건당 2만원을 차감하는 등 각종 명분을 앞세워 대리점과 판매점으로부터 장려금을 환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통사의 과열된 고객 유치경쟁은 소비자에 대한 혜택 보다는 소비자에게 과소비를 조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보조금 경쟁이 일부 유통망의 이익을 불러왔을 뿐, 결국 이통사에서 지시하는 가이드라인(정책표)에 따라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를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