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네이버·싸이월드 등 국내 3대 포털을 모두 거쳤다. 싸이월드는 직원이 10명일 때 들어가서 70명일 때 나왔고 다음은 100명일 때 들어가서 300명일 때 나왔다. 네이버는 들어갈 때 300명이었는데 나와서 보니 1천명 대기업이 돼 있었다.
유정원 인사이트미디어 대표 얘기다. 유 대표는 “직장인 생활을 계속 했었으면, 조각 조각난 이력서만 될 뻔했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렇게 인터넷 시대 10년을 보낸 그다. 수많은 서비스의 흥망성쇠를 가까이서 봤다. 이제는 모바일 시대 첨병을 맡고 있다.
인사이트미디어는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업계에서 아이폰용 앱 시장을 가장 일찍 개척한 회사다. 한국 앱스토어 개장 6개월 전부터 앱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최근까지 내놓은 앱 개수만 30여개다. 이들 앱의 다운로드는 총 820만. 1억건 고지가 눈앞이다.
‘라디오알람시계’, ‘i사진폴더’ 등 이 회사의 대표작들은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유료 전체 1위 30여회 이상, 카테고리 1위 180여회 가까이를 기록했다. 특히 ‘i사진폴더’는 애플 앱스토어 오픈 이후 3년 7개월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앱(Top 25 All-Time) 유료 부문 한국·일본 톱 3에 선정되기도 했다.
좁은 내수를 넘어 해외로 파고든 전략은 제대로 먹혔다. 지난해 달성한 매출 21억원 중 80%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이 중 절반은 유료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된 일본서 나왔다. 유 대표는 “최근 서비스를 안드로이드로도 확장했고 일본 등에선 현지 최대 통신사와 제휴 논의도 진행 중“이라며 “이대로라면 올해는 매출 70억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인사이트미디어가 이 같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유틸리티’ 앱에 집중한 덕분이다.
“앱스토어 시장을 길게 관찰해봤더니 게임이 인기 톱25의 70% 이상을 장악하는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비슷했어요. 그런데 게임은 순위가 빠르게 재편되는데 반해 유틸리티 앱은 1년 전에 25권 내 들어가 있던 앱이 1년 후에도 남아있을 만큼 한번 인기를 얻으면 꾸준히 가더라고요”.
현재 인사이트미디어는 사업 영역을 콘텐츠에서 나아가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모습이다. 플랫폼 전략은 투트랙(two track)으로 가져간다.
먼저 자체 소셜 플랫폼 구축이다. 최근 ‘카카오톡-애니팡’ 성공사례에서 알 수 있듯 점차 조직화되는 앱 시장에서 전문화된 플랫폼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게임 쪽에선 플랫폼이 많은데 유틸리티 등 다른 앱은 마땅히 둥지를 틀 만한 소셜 플랫폼이 없는 것이 현실이예요. 우선 인사이트미디어의 앱을 묶어 효과를 측정한 뒤 추후 API를 개방해 다양한 콘텐츠를 수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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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 플랫폼에 인사이트미디어가 들어가는 방안이다. “모바일 시대에 들어 전화기는 물론 자동차, TV, 냉장고까지 모든 기기가 스마트해지고 있어요. 이 모든 기기를 플랫폼으로 바라보고 인사이트미디어의 앱을 넣는 겁니다.” 최근 LG 070 집전화에 인사이트미디어 라디오 앱을 탑재한 것도 이러한 일환이다.
외연 확대를 위해 지난 7월 일본 지사를 세운 데 이어 미국 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올 초 20억 투자를 받은 것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 현지 투자 유치도 꾀하고 있다. 유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라디오알람을 필두로 미국 시장만을 정면 공략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