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시스템즈와 넷앱의 합작품 ‘플렉스포드(FlexPod)’가 더 빨라졌다. 서버와 스토리지 사이에 플래시 기술을 집어넣은 덕이다.
지난 7월 시스코는 퓨전IO 등 플래시 카드 제조업체들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체결했다. 플래시 드라이브를 유니파이드컴퓨팅시스템(UCS) B시리즈에 장착하기 위해서였다. 시스코 상표를 붙인 퓨전IO 제품은 12월부터 판매된다.
지난달엔 넷앱이 퓨전IO와 OEM계약을 체결했다. 퓨전IO의 하드웨어에 넷앱의 캐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플래시 액셀’ 기능 때문이다. 플래시 액셀은 서버의 PCI익스프레스 슬롯에 퓨전IO 플래시 카드를 장착하면, 넷앱 스토리지의 ‘데이터온탭(Data ONTAP)' SW가 빈번하게 사용되는 데이터를 서버의 플래시 드라이브에 저장해준다.
시스코와 넷앱은 시기적으로 한달 차이를 두고 퓨전IO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했다. 넷앱과 시스코 두 회사가 협의를 거쳐 내놓은 결과물이라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에 가상화 솔루션을 최적화해 공급하는데 협력하는 두 회사의 관계상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현재 넷앱과 시스코 측은 이에 대한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당연히 시스코의 UCS서버, 넥서스 스위치와 넷앱의 FAS 스토리지를 함께 판매하는 플렉스포드도 퓨전IO와 플래시 액셀을 사용할 수 있다. 빈번하게 이용되는 데이터를 서버에 남겨둠으로써 플렉스포드의 애플리케이션 구동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플래시 드라이브의 경우 퓨전IO 대신 다른 업체의 제품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마크 웰크 넷앱 제품마케팅 총괄 이사는 “플래시 액셀은 서버부터 스토리지 컨트롤러, SSD를 통합 관리해주는 SW”라며 “데이터온탭의 일부로서 추가비용없이 어느 하드웨어에서도 이용가능하며, 현재의 플렉스포드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스코는 플래시 카드를 장착함으로써 성능을 10배 이상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이는 SSD나 플래시기술에 대한 어느 업체의 설명과 동일한 데이터 수치다. 넷앱은 내부 실험 결과 2TB의 자주 사용되는 데이터를 서버의 플래시에 저장할 경우 애플리케이션 및 서버 지연시간이 90% 이상 감소하고 IOPS는 8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플렉스포드는 현재 가상화와 클라우드 인프라의 빠른 구축에 강점을 보여왔다. 이번에 플래시 기술을 추가함으로써 ERP, 데이터베이스,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데이터웨어하우징(DW)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 시장으로 진입하는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플렉스포드에서 플래시 액셀을 이용할 경우 유의할 사항은 이때 PCI익스프레스 슬롯에 장착되는 플래시의 경우 캐시 용도에 한정된다는 점이다. 데이터 패스가 저장용과 다르게 구성되기 때문이다. 저장매체의 볼륨을 나눠 캐시와 저장용도로 동시에 사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또한 플렉스포드의 가상화 부분을 시트릭스 젠서버로 선택할 경우 플래시액셀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제약사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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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액셀은 가상머신(VM)과 VM웨어 V스피어 영역에 SW로 설치된다. VM 한 곳에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에도 캐시 데이터는 V스피어 상에도 동일하게 존재하며 데이터 손실을 방지한다.
플렉스포드의 경쟁제품이라 할 수 있는 ‘EMC-시스코-VM웨어’ 조합의 VCE ‘V블록’은 플래시 기술로 EMC의 VF캐시를 사용한다. 제품 구성변경이 불가능한 V블록은 VF캐시 외에 다른 업체의 플래시 드라이브를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