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보조금 경쟁으로 촉발된 유통대란에 결국 이동통신사들이 전산망 오픈 시간을 연장키로 했다. 온라인에서 10만원대 갤럭시S3 등이 쏟아지면서, 주말동안 예약 받은 가입자들의 개통 작업을 다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번호이동(MNP)의 경우 이통3사 모두 밤 10시까지 휴대폰 개통 작업을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이통사의 MNP 전산망은 오후 8시에 닫힌다.
KT 관계자는 “지난 주말동안 일어난 보조금 전쟁으로 인해 번호이동 물량이 엄청나게 몰렸다”며 “이로 인해 하루 종일 전산작업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이통3사가 개통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 역시 “주말 동안 워낙 번호이동이 많아 MNP 개통작업을 밤 10시까지 하기로 했다”며 “신규 가입을 받지는 않고 기 예약분에 대한 개통작업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부터 일선 대리점 및 판매점에서는 개통 작업이 원활하게 처리되지 못했다. 지난 주말 예약분 등 개통 물량이 몰리면서 트래픽 과부하가 일어난 것이다. 이통3사 전산망은 10일 하루 종일 일시적 마비와 풀리기를 반복했다. (본지 2012.9.10일자 갤S3 공짜폰에 유통 대란…“전산 마비” 참조)
번호이동 수요는 이통3사가 지난 7일부터 스마트폰 보조금을 두 배 가까이 올리면서 폭증했다. 10만원대 갤럭시S3가 등장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3사 합쳐 8~9일 동안에만 대여섯 차례 보조금 규모를 올렸고, 갤럭시S3에 투입되는 보조금도 80~90만원을 넘어섰다. 오프라인에서는 ‘갤럭시S3 공짜’ 문구를 내건 곳도 더러 눈에 띄었다.
대리점들은 본사 공식 휴무인 지난 8~9일 폭주한 번호이동 고객을 ‘예약’ 형태로 받고, 10일 오전부터 앞 다퉈 전산망에 등록했다. “이동통신 개국 역사상 최고 수준의 번호이동”이라는 농담 섞인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출시 직후 갤럭시S3를 구매한 고객의 경우 100만원에 육박하는 출고가를 다 주고 산 사람도 적잖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나는 이 가격에 샀는데 왜 이렇게 가격이 떨어졌느냐며 항의 전화가 많이 온다”며 “최근 보조금 경쟁이 상반기 과열됐을 당시보다 훨씬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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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보다 못한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섰다. 방통위는 지난달 말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라”며 구두 경고를 내린데 이어,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재차 경고조치를 내리거나 현장조사 등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전영만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지난 주말부터 시작해서 이통 시장이 다시 과열되기 시작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 이통사들이 과잉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것이 드러나면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