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폰8, 스마트폰 화면캡처 가능해지나...

일반입력 :2012/09/03 14:58    수정: 2012/09/03 15:03

윈도폰8 '아폴로'부터 단말기 화면캡처 기능이 운영체제(OS)에 내장될 거란 소문에 사용자 커뮤니티가 술렁이고 있다. 기존 윈도폰 단말기에서 자체 화면캡처 기능을 지원하지도, 이를 위한 외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존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루머에 따르면 향후 출시될 윈도폰8 단말기는 그 물리적 단추 중 '시작'과 '카메라'를 동시에 누르면 즉시 표시된 화면을 이미지 파일로 저장해 준다. 이 소문이 흘러나온 시점은 지난달 중순께, 앞서 2010년 10월 중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폰을 상용화한지 1년9개월만이다.

그간 윈도폰이 화면캡처를 지원하지 않는 사실에 업계와 사용자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선두권에서 경쟁하는 모바일 OS들은 진작부터 화면캡처를 지원해왔기 때문이다.

우선 아이폰은 '홈'과 '전원'을 동시에 누르면 화면을 이미지로 저장해 준다. 이와 동일한 조작으로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화면캡처도 쓸 수 있다. 다른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도 스크린샷 앱을 쓰면 된다. 윈도폰에선 관련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가 개방되지 않아 개발자들이 화면캡처 앱을 만들 수 없었다.

이는 초기 윈도폰이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와 제대로 경쟁하기엔 애초 그 플랫폼이 기능적으로 뒤떨어졌음을 뜻한다. 다른 일례로 텍스트 입력이 빈번한 스마트폰에서 당연히 필요한 '복사, 잘라내기, 붙여넣기'를 지원한 시점이 불과 1년반 전부터였다.

물론 스마트폰이라해도 전화와 문자 송수신, 연락처 저장, 일정관리 기능이 우선적인 필수 구현요소다. MS는 윈도폰 상용화 초기 텍스트 복사와 붙여넣기, 화면캡처 기능을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 기능 구현에 낮은 우선순위를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화면캡처, 별건가?

그러나 화면캡처는 MS 입장에서 '덜 중요한' 기능이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입소문을 타고 리뷰 거리로 오르내리는 게 중요한 일반 소비자용 제품 시장에서 윈도폰 플랫폼 생태계를 초반부터 부흥시키기 위해 핵심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크린샷'을 찍으면 개발자는 자기 앱 홍보용 이미지를 편하게 만들고, 사용자는 휴대폰 활용법이나 앱 사용기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개발자가 장터에 등록할 앱의 소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OS에서 구동중인 앱 화면을 저장할 방법이 없을 경우, 성능이 떨어지는 개발환경의 '에뮬레이터'를 쓰거나 기기를 해킹(언락)해야만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개발자들에겐 번거롭고 일반 사용자들이 직접 하기엔 까다로운 것이다.

일반 사용자들도 화면캡처로 스크린샷을 만들면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거나 앱 사용기, 단말기 리뷰를 올릴 때 수월하다. 그림 한 장으로 설명 몇백단어를 대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시때부터 지금까지 윈도폰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스크린샷은 MS 공식 배포자료나 앱 개발자들이 장터에 올려넣은 이미지가 대다수다. 좋은 현상이 아니다. MS가 초기 윈도폰 OS를 제대로 띄우고 싶었다면 다른 주요 기능과 더불어 윈도폰7부터 화면캡처를 지원하는 게 나았을 듯하다.

MS가 윈도모바일을 접고 윈도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기를 선언한 지난 2009년은 iOS와 안드로이드가 한창 탄력을 받는 시기였다. MS는 윈도폰 단말기 출시, OS 업데이트 등으로 잠깐 관심을 끌었을 뿐 모바일 업계 이슈 대부분은 애플과 구글 플랫폼이 선점했던 것이다.

■'윈도폰 화면캡처' 루머, 윈도폰7.8은 빠졌다

윈도폰8 아폴로 버전은 MS가 윈도폰7.5 망고의 부진을 털고 일어날 또다른 전환점이다. MS가 화면캡처 기능을 아폴로 버전에 투입한다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하지만 당장 개발자와 사용자들의 관심사는 기존 단말기를 통해서도 화면캡처가 가능할 것인지에 쏠리는 상황이다. 루머가 언급하고 있는 화면캡처 기능은 윈도폰8에만 제공돼, 기존 단말기 환경에서 지원될지 알 수 없다.

앞서 MS는 기존 단말기용 업데이트로 윈도폰8 대신 그 일부 기능을 지원하는 '윈도폰7.8'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회사가 앞서 윈도폰8에 올라갈 주요 신기능을 소개하면서 윈도폰7.8에서는 그 중 어떤 기능을 지원할 지, 안할 지 거의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의 기대치는 멀티코어 기반 멀티태스킹을 포기하더라도 윈도폰7.8에 OS 무선업데이트, 스카이프 통합, 인터넷익스플로러(IE)10 모바일 브라우저, 향상된 음성 텍스트 변환이 들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윈도폰7.8에서 예고된 것은 '홈스크린' 사용자 인터페이스(UI)의 변화뿐이다. 기존 2가지가 아닌 3가지 크기 타일을 배치할 수 있다는 점과 오른쪽 세로 여백이 사라져 태블릿과 PC용 OS로 출시될 '윈도8'에 가까워진다. 한가지 더 확실한 점은, 화면캡처가 윈도폰8부터 지원되면서 윈도폰7.8 업데이트로는 구현되지 않을 경우 사용자 반감이 심화될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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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윈도폰7과 윈도폰7.5 기반 생태계를 꾸려온 MS 속내가 모바일 시장에서 시간을 끌겠다는 속셈이었다고 풀이한다. 즉 '윈도8 기반 PC 겸 태블릿'과 강력하게 연동될 윈도폰8을 완성할 때까지 스마트폰 문턱에 발을 걸치고 있었단 평가다.

MS가 생태계 부흥에 유용했을 화면캡처 기능을 윈도폰8부터 뒤늦게 등장시킬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설명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윈도폰7.8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사용자들을 얼마나 배려할 것인지 판가름될 전망이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폰의 존재감은 미약하지만, MS가 윈도폰8을 성공시키기 위해 내던질 수 있는 신뢰가 넉넉하다는 뜻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