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LTE 없어?”…외산폰 또 눈물

일반입력 :2012/08/29 14:59    수정: 2012/08/29 15:17

김태정 기자

외산 모 제조사의 한국마케팅 담당 A팀장은 얼마 전 국내 이동통신사들과 미팅 후 난감해졌다. 음성LTE(VoLTE) 제품을 내놓으라는데 본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이 회사의 한국 내 판매량은 통계가 의미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

이동통신사들의 VoLTE 싸움에 외산 제조사들은 국내 입지가 더 좁아졌다. 애플만 빼고 한국서 전멸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내달부터 VoLTE 스마트폰 집중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VoLTE만 팔아야 한다’는 분위기는 이미 유통가에 퍼진 상황. LTE에 이어 VoLTE 가입자 쟁탈전에 열을 올리는 이동통신사들에게 ‘일반 스마트폰’은 오히려 방해물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VoLTE가 없는 외산 제조사들이 한숨 쉬는 이유다.

모토로라모빌리티와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소니MC), 리서치인모션(림), 노키아 등은 해외서도 VoLTE 스마트폰이 없다. 비교적 작은 한국시장만을 위해 VoLTE 스마트폰을 별도 제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안 그래도 외산 제조사들은 올해 국내서 최악 부진에 빠졌다. 모토로라를 제외하고 한 곳도 스마트폰 신작을 올 들어 출시하지 못했다. 자체 분석 결과 안 팔릴 것이라는 답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나마 모토라라와 소니MC는 하반기 LTE 스마트폰 출시를 위해 분주히 뛰는 모습이지만 VoLTE 관련해서는 아직 답이 없다. 림은 신제품 국내 출시를 내년 초로 미뤘고, HTC는 한국서 철수했다.

한 외산 제조사 임원은 “미국과 한국, 일본을 제외하면 VoLTE는 물론 일반 LTE 기술도 보급이 덜 됐다”며 “한국 이동통신사들의 주문에 본사도 당황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역시 이 문제서 자유롭지 못하다. 차기 아이폰에 LTE를 지원하지 않으면 SK텔레콤과 KT가 판매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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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토종 3인방은 연말 국내 출시 스마트폰에 모두 VoLTE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3와 LG전자 옵티머스LTE 등은 펌웨어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VoLTE를 지원한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발신자와 수신자 모두 VoLTE 가입자여야만 VoLTE 통화가 가능하다”며 “VoLTE 활성화를 위해 국사 전략 스마트폰들을 집중 팔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