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32·여)는 입사 3년 만에 노트북을 세 번 바꿨다. 첫번째는 회사서 지급한 15인치 노트북. 무게가 시멘트 벽돌보다 무거운 3kg에 육박, 배터리 지속 시간은 두 시간이 채 안됐다. 외근이 잦은 A씨는 한 달만에 노트북 교체를 결정했다. A씨는 생각했다. 이번에는 무조건 가벼운 걸로!
A씨는 사비를 들여 '가장 가볍다'는 노트북을 구매했다. 원래 쓰던 회사 노트북은 집에서 데스크톱 대신 사용키로 했다. 새 노트북 화면 크기는 10인치로 작았지만, 무게는 1.4kg 정도로 핸드백에 넣고 다녀도 크게 무리가 안될만큼 가벼웠다.
문제는 3개월이 지난 후 발견됐다. 아뿔싸. 가벼운 무게만 따지다 보니, 내부 프로세서엔 신경 쓰지 못했다. 인터넷 창이 몇개만 열려도 속도는 버벅버벅. 이메일 첨부 파일 하나 내려받는데 족히 5분은 걸리는 듯 했다. 속이 터졌다. 매일 야근행이 분명했다. 노트북 사용 9개월만에 새 제품 구매를 위해 인터넷을 뒤졌다.
A씨와 같은 사례를 찾긴 어렵지 않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 오피스와 자율 출퇴근 등이 확산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입맞에 맞는 노트북 구매가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예전처럼 회사서 지급하는 노트북을 감가상각이 될 때까지 계속해 쓰는 사람도 드물다. 외근이 잦은 직장인들은 사비를 쓰더라도, 성능 좋고 가벼운 노트북을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가 잦다.

최근 노트북 판매 그래프도 크게 바뀌는 추세다. 전체적인 PC 시장 축소에도, 성능과 휴대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제품의 판매량은 증가한다. 업무와 엔터테인먼트를 노트북 하나로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성능과 휴대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올해 출시된 가볍고 성능 좋은 노트북은 무게가 1.20~1.50 kg 안팎으로 가볍다. 화면 크기는 13인치 이상으로 커졌으면서도, 무게는 점점 줄어가는 추세다. 예전 선풍적 인기를 끌던 넷북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성능은 강화됐다. 하반기 인기 노트북 모델에는 3세대 코어i 시리즈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여간한 3D 그래픽 게임을 돌려도 무난하게 실행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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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들이 업무용 노트북 구매에 앞서 울트라북을 주목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인텔은 기업용 시장을 겨냥해 성능과 배터리 유지시간 그리고 보안성을 크게 강화했다. 배터리 유지 시간을 4~5시간 정도로 늘려 외부 미팅의 노트북 배터리 압박을 줄였다.
부팅 시간도 빨라져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신속한 업무가 가능하다는 점도 스마트 오피스에 걸맞다는 평가다. 여기에 ICT 기술을 도입해 노트북을 잃어버려도 데이터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점도 기업이 원하는 요소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