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비 86억 절감”…KT 데이터센터 비결은

일반입력 :2012/08/21 11:37    수정: 2012/08/21 12:37

정윤희 기자

KT와 인텔이 데이터센터는 무조건 시원해야 한다는 편견을 깼다. 양사는 최근 전력난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30도에 달하는 고온에서도 운용 가능한 데이터센터 그린IT 기술을 선보인다.

KT(대표 이석채)는 인텔(대표 폴 오텔리니)와 손잡고 고온 환경에서도 운용 가능한 HTA(High Temperature Ambient) 테스트센터를 천안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에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HTA 데이터센터란 냉각 비용을 감소시키고 전력 효율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고온에서 작동 가능하도록 설계된 데이터 센터다. 기존 데이터센터 온도는 18도에서 22도로 유지된다. 이를 통해 기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렸던 데이터센터 냉각시설에 집중되는 전력을 최소화해 전력난 해소에 기여함과 동시에 전력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송정희 KT SI부문 부사장은 이날 개소식에서 “30도 이상 고온에서도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HTA 데이터센터는 냉방을 최소화해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줄이는 그린 IT 기술”이라며 “국가에도 도움이 되고 KT에게도 데이터센터 컨설팅 등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온 데이터센터, 연간 86억원 절감

현재 국내서는 데이터 폭증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규모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 올해 기준 데이터센터의 시장규모는 1조원에 육박했으며, 전국에 약 100여개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다.

데이터센터 규모 확대에 따라 전력 사용량 또한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규모는 매년 26% 증가하고 있으며 전력 사용량은 매년 45% 증가하고 있다. 올해 국내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은 20억KWh로 인구 180만명이 이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HTA 테스트센터 구축으로 현재 데이터센터의 적정 온도인 22±2도 수준을 넘어 30도 이상 고온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구동되는 환경을 함께 연구한다. KT는 향후 실제 데이터센터에 순차적으로 고온 환경을 도입, 적용할 계획이다.

HTA 센터 내 서버실 온도를 1도 높일 때 냉방에너지는 7%가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만KVA 규모 천안CDC의 서버실 온도를 22℃에서 30℃로 상향 적용하면 냉장에너지를 59%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를 연간 전기 요금으로 환산하면 8억5천만원, CO2배출량은 3천800톤을 절감 할 수 있는 양이다. 소나무 묘목 140만 그루 식재 효과와 같다.

해당 기술을 KT 전체 IDC로 확대할 경우 연간 86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내 IDC 전체로 확대하면 연간 448억원의 절감효과가 산출된다. KT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전력비용 중 40% 이상을 냉각시스템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HTA 센터가 기업의 비용효율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KT-인텔, 고온환경 데이터센터 확대 적용 계획

HTA 데이터센터 구축작업은 약 1년 동안 진행됐다. KT와 인텔은 지난 2010년 4월 고온, 고효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목동 IDC 환경에서 9개월 동안 전력 관리를 위한 다양한 데이터센터 시뮬레이션을 진행키도 했다.

해당 센터에 적용된 인텔 데이터센터 매니저 솔루션은 서버의 전력소비와 발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시스템 전력을 최적화한다. 실제로 목동 IDC 테스트에서 15%의 전력이 절감 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KT와 인텔코리아는 천안 CDC를 시작으로 HTA 센터를 적용, KT 내부 데이터센터에 단계별로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국내외 데이터센터 비즈 모델을 개발해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HTA 테스트센터 개소식에는 송정희 KT SI부문 부사장과 김지윤 KT 클라우드추진본부장, 윤동식 상무,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을 비롯해 성무용 천안시장, 양승조 국회의원, 박완주 국회의원, 박용우 한전 천안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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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HTA 테스트센터 구축으로 인텔은 한발 앞서 미래 데이터센터의 표준 모델을 제시하게 됐다”며 “KT와의 협력은 향후 인텔 제온(Xeon) 프로세서와 10G NIC, 노드 매니저 및 데이터센터 매니저 등이 HTA 데이터센터의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잡도록 검증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부사장은 “KT와 인텔의 협력으로 최근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그린 에너지 데이터센터의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며 “KT는 고온 환경 데이터센터 설계의 노하우를 확보하고 나아가 국내외 고온 환경 데이터센터 설계 컨설팅 비즈니스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