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日서 대박낸 비결이 ‘스탬프’?

일반입력 :2012/08/17 11:42    수정: 2012/08/22 21:42

전하나 기자

NHN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일본서 막강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인기 비결이 ‘스탬프(스티커)’라는 흥미로운 분석이 제기됐다.

일본의 한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쿠보타 히로미(Hiromi Kubota)는 지난 15일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 텀블러에 “라인의 성공 요인은 바로 스탬프에 있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몇 가지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 요약하면 대강 이렇다. 일본에선 가령 불필요한 듯 보이는 공사현장의 표식에도 캐릭터를 넣을 정도로 캐릭터 사랑이 유별나다. 닛신식품의 대표 상품인 치킨라면의 경우 ‘히요코짱(병아리)’ 캐릭터로 상징되고, 일본 최대 편의점인 로손도 ‘아키코짱’이라는 여성 캐릭터를 내세워 마케팅을 펼친다.

결국 라인은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라는 요소가 일상적으로 너무나 익숙하게 자리 잡은 일본인들의 문화를 제대로 파악한 셈이라는 설명이다. 쿠보타는 “이미지 커뮤니케이션은 스마트폰 시대의 큰 흐름”이라며 “라인은 이 중에서도 캐릭터를 매개로 한 소통에 초점을 맞춰 일본을 제대로 공략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에서 라인의 인기는 대단하다. 전체 5천500만명 가입자 가운데 2천500만명이 일본에서 나왔다. 지난달에는 일본 후지 TV가 라인신드롬을 주제로 토론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했다.

단 3개월 만에 스탬프 마케팅의 유의미한 성과도 나왔다. 라인 내 공식 기업 계정에 등록된 로손도 3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확보했고, 닛신식품 히요코짱 스탬프는 하루 400만건 이상 쓰인다.

이 같은 라인의 폭발적 인기는 NHN의 미래를 밝하고 있다. 일본은 피처폰 때부터 모바일 왕국으로 불렸을 만큼 콘텐츠에 대한 유료 지불 의사가 높은 시장이다. 일본 내 모바일광고 시장 규모는 국내 대비 약 7배 이상 크다. 특히 일본은 스마트폰 시장이 뒤늦게 개화돼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된다.

NHN은 일본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으로도 세를 뻗치고 있다. 이미 태국 앱스토어에선 스탬프숍이 오픈 이래 전체 유료앱 순위에서 1~2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 중순 선보인 태국 최대 이동통신사 AIS의 마스코트 ‘운자이(AunJai)’ 스탬프도 오픈 한 달 만에 다운로드수가 70만건에 이르렀고 하루에 200만개 이상 전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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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쿠보타는 “라인 스탬프숍은 일본 내에서만 3개월 동안 5억엔의 매출을 올렸다”면서 “이 같은 성장 잠재력을 미루어볼 때 스탬프 외에도 추후 게임, 쇼핑, 도서 등을 수급하려는 ‘라인 채널’의 유료화 전략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모바일은 아무래도 PC와 비교했을 때 광고미디어로서 한계가 있다”며 “라인이 수익창출 기반을 확대하려면 지금과 같이 스폰서 계정을 무작정 늘리고 관련 소식을 단순 매거진 형태로 사용자에게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 감정 소비 패턴을 보다 세심히 연구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