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에 인수된 지 6개월을 맞은 하이닉스가 최태원 회장이 주도하는 '3강(强) 경영'을 기반으로 본격 성장에 나선다.
13일 SK그룹 편입 6개월을 맞은 SK하이닉스(대표 권오철)는 반 년 간의 성과로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경영실적 및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첨단 기술을 보유한 해외업체 인수 및 제휴 등 다양한 전략을 전개하며 차세대 사업역량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강력한 성장전략, 강력한 스킨십 등 '3강(强) 경영'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인수가 완료된 직후 이사회에서 SK하이닉스를 더욱 더 좋은 반도체 회사로 반드시 키워 나가겠다며 신속하고 일관성 있는 사업추진을 약속했다. 실제 올해 전년 대비 20%가 늘어난 4조2천억원의 투자를 결정해 주주협의회 체제하에서의 소극적 경영에서 벗어나 적기에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기반을 갖췄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바탕으로 20나노급 D램 및 20나노 낸드플래시로 미세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해외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난 6월 준공된 M12라인의 신규가동을 통해 IT기기의 모바일화와 고용량화 등에 따른 메모리반도체의 꾸준한 수요증대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결정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액 2조6천320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진 영업손실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시장점유율도 높아졌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점유율은 1분기 23.9%, 2분기 24.4%로 집계돼 최고 기록을 연속 갱신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신설된 '강력한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했다. 지난 6월 IBM과 차세대 반도체인 PC램 공동개발 제휴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낸드플래시 개발업체인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해 '유럽기술센터'로 전환 설립하며 유럽 R&D 거점을 확보했다. 같은 달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미국의 LAMD사를 인수한 뒤 낸드플래시 응용복합제품 시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강력한 스킨십'도 한 몫 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작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 생산현장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이천과 청주공장을 모두 6차례, 중국 우시공장을 2차례나 방문했다. 현장을 찾은 최 회장은 SK그룹은 '한솥밥 문화'에 바탕을 두고 성장해 왔다며 SK와 하이닉스가 서로 힘을 합쳐 더욱 굳건한 토대 위에 올려 놓자고 '한 식구'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변화추진팀'을 두고 SK하이닉스의 기존 기업문화와 SK그룹 문화가 공존하는 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SK에 인수된 것이 아니라 SK가 하이닉스 열정에 편승했다고 볼 수 있다고 할 정도로 SK하이닉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사기를 북돋았다.
SK하이닉스 임직원 정서에도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가 최근 임직원 1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SK가족이 된 이후 가장 기대되는 분야'로 ▲적극적 투자(30%) ▲브랜드 경쟁력(25%) ▲글로벌 경쟁력(17%)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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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응답자의 76%는 SK의 가장 큰 강점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꼽아 SK그룹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SK그룹과 SK하이닉스의 공통적인 문화로는 분야별 최고를 지향하는 정신(50%)과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철학(28%) 등을 꼽아 향후 기업문화 측면에서도 다양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김정수 SK하이닉스 홍보담당 상무는 최태원 회장의 SK하이닉스 사랑과 임직원의 열정이 결합돼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진정한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