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이 만들어온 웹기반 실시간 통신 표준 '웹RTC'를 대신할 기술을 제안했다. 회사가 인수한 인터넷전화(VoIP) 스카이프 제품을 웹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된 모양새다.
웹RTC는 브라우저에서 음성과 영상을 부가 프로그램 없이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당초 구글이 '행아웃' 같은 화상회의 앱을 브라우저 기능만으로 돌리려고 만들어왔다. 월드와이드웹(W3C)에서 이를 표준화중이며 크롬, 파이어폭스, 오페라에 구현돼 있다.
이가운데 지난 6일 주요 외신들은 MS가 웹RTC 기술을 대신할 표준안을 내놨으며 이는 웹기반 스카이프 서비스를 위한 포석이라고 비중있게 보도했다.
현재 MS 인터넷익스플로러(IE)나 애플 사파리는 웹RTC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들의 공통점은 그 개발사가 스카이프(MS)나 페이스타임(애플)같은 네이티브 화상채팅 솔루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서비스 사용자 기반을 잘 다져간다면 이를 굳이 웹기반으로 가져올 필요가 없어서다.
그런데 이번에 MS가 내놓은 '맞춤 유비쿼터스 웹기반 실시간커뮤니케이션(CU-RTC웹)' 표준은 구글과 비슷하게 브라우저 기능만으로 상호 음성영상통신이 가능한 범용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를 완성시 이론적으로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스카이프 웹앱을 만들 수 있게 된다.
MS는 자사가 제안하는 CU-RTC웹 표준이 구글 웹RTC에 얽힌 코덱이나 네트워크상의 미디어 전달 형식에 관련된 이슈를 덜어줄 것으로 본다. 회사는 코덱과 미디어 형식을 브라우저용 앱을 만드는 개발자들이 특정 상황에 따라 최적화 가능하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웹RTC는 유연성이 떨어져 그런 게 안 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인터넷전화(VoIP) 관련 기술의 복잡한 이력을 볼 때 웹RTC 기반 앱을 만드는 개발자는 향후 호환성 문제로 골치를 썩게 될 수 있다고 MS는 내다봤다.
일례로 구글은 웹RTC를 통하는 영상을 처리하기 위한 압축기술로 자사의 오픈소스 기술 VP8 코덱을 쓰고 있으며 더 보편화된 상업용 코덱 H.264를 지원하지 않는다. MS는 이전부터 VP8 코덱 사용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사실 MS는 CU-RTC웹 표준을 구글 대안으로 제시하기 이전부터 스카이프 사업부와 웹기반 음성영상 전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왔다고 밝혔다. MS와 스카이프가 지난 2010년부터 W3C와 IETF에서 웹RTC 표준화 작업에 긴밀히 협력해왔다고도 강조했다.
웹RTC 표준도 별도 앱이나 플러그인 없이 브라우저 기능을 활용해 스카이프 서비스를 돌릴 수 있게 해주는 기술로 출발했다. 스카이프 서비스의 무대를 넓혀줄 뿐아니라 유사 서비스인 '구글 토크' 등 타사 제품 사용자간 커뮤니케이션도 이뤄줄 수 있었다. 다만 MS는 표준화되지 않은 기술을 브라우저에 공식 지원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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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스카이프의 웹RTC 관련 기술 수석아키텍트 담당자인 매튜 카우프만은 초기부터 웹RTC를 주도해온 구글이 최근 크롬 정식판에 이를 탑재하기 시작했고 모질라와 오페라소프트웨어도 그 기능을 지원하는 중인데 이는 좋지 않은 생각이라며 일반사용자를 위한 제품에서 실제 표준화가 되기 전까지는 그 기술을 지원하지 않도록 권장한다고 언급했다.
MS는 지난 4월 스카이프 서비스를 웹으로 구현할 개발자를 뽑는다는 구인공고를 내걸었다. 웹앱 형태로 구현될 스카이프 서비스는 운영체제(OS)나 단말기에 맞춰 일일이 따로 개발해야 하는 네이티브 앱 형태의 스카이프보다 더 다양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