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클라우드사업자로 나섰지만 아직 기업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서버가상화에 관심이 쏠려온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성숙도가 한계로 꼽히지만 사업자 스스로 개선해야 할 여지도 크다. 실제 KT 클라우드 인프라 사용자들이 꼽는 개선점 하나는 인프라 전체 상태를 보이는 대시보드다.
상태 대시보드(Status Dashboard)는 말 그대로 클라우드사업자가 자사 운영 환경이 정상인지, 문제가 생겼는지, 장애로 중단 상태인지 투명하게 보여주는 서비스다. 그런데 KT 기업용 클라우드서비스인 '유클라우드비즈'에서 상태 대시보드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31일 확인된다.
유클라우드비즈는 KT가 가상화한 자사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자원을 쪼개 사용자 요청량과 기간만큼 종량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로그인이 필요한 비공개 게시판이나 이용자의 자체 관리 기능을 보면 사용중이던 서비스 인프라 현황과 운영정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시스템 장애 상황이나 인프라 관리에 따른 변동상황은 공개돼 있지 않다.
반면 아마존웹서비스(AWS)나 세일즈포스닷컴, 구글 앱스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 해외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에 열어놨다. 서비스 사용자가 아니라도 장애 여부를 살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마존, 구글, MS 등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모두 다뤄본 한 클라우드 솔루션업체 대표는 최근 아마존은 가용성존 단위, 구글은 앱스 애플리케이션 단위 등으로 인프라 가동현황을 볼 수 있는데 유클라우드에선 그런 대시보드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개방적으로 전체 운영현황을 상시 확인시켜줄 수 있는 기능은 일정수준을 넘어선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에 서비스 초창기부터 제공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용 기업 입장에서는 퍼블릭 클라우드가 전체 시스템 운영 현황을 항상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클라우드 사용자가 해당 인프라 정보에 접근 가능한 범위만큼 시스템 장애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로 구동중인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같은 인프라의 백업 기능을 돌릴 것인지, 외부 인프라를 연계한 고가용성 시나리오를 택할지 결정해야 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만일 인프라 대시보드가 존재한다면 가용 자원이 살아있는지 판단해서 임시 자원을 끌어오면서 전체 인프라가 회복되길 기다리거나 예비 데이터센터로 즉시 전환하면 된다. 하지만 인프라 대시보드를 통해 해당 퍼블릭 서비스 전체가 죽은 것인지, 기업이 쓰고 있던 가상화 인스턴스나 특정 구역의 자원 상태에만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없다면 해당 서비스를 처리시 참조할 정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KT는 초기 장애공지를 개방형 게시판으로 운영하다가 최근 조용히 로그인이 필요한 게시판으로 바꿨다. KT 클라우드 추진본부 관계자는 유클라우드비즈 서비스 사용자를 위한 상태 대시보드를 제공중이거나 그럴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구체적인 완료 시점을 언급치 않고 상태 대시보드를 개발중이라고 31일 밝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같은 다른 국내 기업용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같은 아쉬움을 보이는 상황이다. 정부가 클라우드 운영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부여하는 서비스 인증을 통해서는 직접 검증되지 않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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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클라우드비즈는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국내 1호 클라우드서비스 인증을 부여받았고 다른 업체들도 인증 작업을 진행중이다. 해당 인증은 우수한 서비스수준협약(SLA)과 글로벌 주요기업수준의 손해배상액을 제시하고 정보통신망 관련법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는 등 조건에 맞는 서비스에 부여된다.
하지만 정부의 인증체계는 정작 사용자가 문제를 능동적으로 파악하고 대응케한다거나 외부 시선을 통해 서비스가 지속가능한지 판단케하는 수준을 판단할 근거를 갖추지 않은 듯하다. 국내 사업자들이 운영중인 인프라 안정성과 회복탄력성을 투명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인증체계를 보완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