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 MB...누리꾼 민심은 '냉담'

일반입력 :2012/07/24 14:49    수정: 2012/07/24 14:50

남혜현 기자

친인척 비리 파문에 휩싸인 이명박 대통령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이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오후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인척 비리와 관련 제일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런 일들이 일어나서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대국민 사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날 담화문은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희중 청와대 전 제1부속실장 등 친인척과 측근들이 잇따라 비리에 연루된 이후 나온 것이다.

이 대통령은 약 4분간의 담화문에서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제 불찰입니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말했으나 발표 직후 들끓는 여론은 오히려 부정적이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미리 작성된 사과문만 낭독한 채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곧바로 퇴장한 것에 대해서도 태도 문제를 지적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과가 소통이 아닌 '통보'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한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실시간 게시글에서 트위터 이용자 we****는 이 대통령이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4분 동안 말한 뒤 기자들의 어떤 질문도 받지 않고 그냥 들어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자들 질문 하나도 안받고 자기 할 말만 하고 쏙 들어가버린 이명박 대통령. 이게 국민에게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인가요.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지만 행동은 “어떤 비판도 듣지 않겠다” 이거 아닙니까라는 의견도 덧붙었다.

미투데이 이용자는 댓글을 통해 말에는 돈이 안든다. 남는 장사라며 이 대통령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고 쏘아 붙였다.

그러나 누리꾼 중 일부는 이 대통령의 태도에 누구든 질문받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달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 대국민담화문 전문]

그동안 저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며 하루하루 고심을 거듭해 왔습니다. 답답하더라도 검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리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보다도 먼저 국민에게 제 솔직한 심정을 밝히는게 제가 할수 있는 최선의 도리라 생각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런 일들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점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제 자신이 처음부터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갖고 출발했습니다.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월급을 기부하며 나름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어느 정도 성과했다고 자부했습니다. 그러나 주위에서 실망스러운 일들이 일어났으니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지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제 불찰입니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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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개탄과 자책만 하기에는 오늘 나라안팍의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현안 과제들이 너무나 엄중하고 막중합니다.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가슴 아프지만 심기일전해서 한치의 흔들림없이 국정을 다잡아 일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것이고 제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직 겸허한 마음가짐과 각오로 더욱 성심을 다해 일하겠습니. 다시 한번 국민에게 머리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