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의 재조명?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

일반입력 :2012/07/08 13:46    수정: 2012/07/08 15:29

김동현

“아르곤의 여왕은 테라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중요한 콘텐츠입니다. 저희한테도 여왕의 귀환은 테라를 다시 되돌아볼 좋은 찬스였습니다”

아스팔트의 열기로 뜨거웠던 하루, 테라의 개발실은 여왕 맞이로 분주했다. 지난 3월 선행 추가된 아르곤의 여왕 패치의 두 번째 파트 업데이트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날 본지는 테라의 개발을 맡고 있는 이동건 디렉터와 만날 수 있었다. 바쁜 시간에도 불구하고 이동건 디렉터는 본지와 이용자가 가진 궁금증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해줬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테라의 아르곤의 여왕 업데이트가 단순히 특정 콘텐츠가 추가됐다는 점을 떠나 좀 더 이용자와 소통하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기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어쨌든 선택은 이용자들의 몫, 우린 서비스에 주력

이동건 디렉터와 인터뷰는 테라의 현주소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했다. 북미와 유럽 진출을 성공한 후 ‘스타워즈 구공화국 온라인’을 비롯해 ‘길드워2’ 등과 경쟁한 테라는 ‘진정한 차세대 MMORPG’라는 칭호와 함께 순항을 유지하고 있다.

“다행이 반응이 좋아서 한시름 덜었습니다.(웃음) 대부분 북미나 유럽 언론은 아시아 국가의 MMORPG는 자국의 게임들보다는 낮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근데 자신들도 하지 못한 게임이 아시아, 특히 온라인 강국에서 나왔다는 점은 큰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테라의 북미 반응은 본지 기사로도 여러 차례 보도될 정도로 큰 화제였다. 하드코어한 북미 이용자들의 성향은 테라의 사냥 방식에 딱 맞았고, 유튜브를 비롯해 온라인 라이브 방송 등으로 테라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베터랑 이용자들도 빠르게 늘어났다.

“접근 방식의 차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의 온라인 서비스 특화를 다른 나라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가 않죠. 저희는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철저한 서비스를 북미-유럽 테라 이용자들에게 주고 싶었고, 지사 운영과 서비스 확충이라는 선택으로 해결했습니다”

이동건 디렉터는 테라의 북미-유럽 성공 비결은 서비스를 통한 이용자들의 선택을 돕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어쨌든 선택은 이용자들의 몫이니 서비스를 통해 그들이 좀 더 쉬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완벽한 서비스를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지사 엔메스를 통한 테라의 북미-유럽 서비스는 시작과 동시에 호평을 받았다. 선택을 강요하기보단 그들에게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 처음부터 차이를 알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 주요했다.

■개발자는 게임을 만드는 것, 게임을 하는 이용자와 달라

이 같은 확고한 서비스 방법은 북미와 유럽에서 호평으로 돌아왔다. 테라의 뛰어난 게임성과 꼼꼼한 서비스는 경쟁작들보다 2~3점 높은 평점을 기록하는 계기가 됐으며, 테라를 만든 블루홀과 아시아 MMORPG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사례로 자리 잡았다.

테라의 호성적에 대해 이동건 디렉터는 간단한 이야기를 더했다. 그리고 이 비결은 새로운 대규모 업데이트 아르곤의 여왕에 고스란히 담겼다. 과연 어떤 내용이었을까? 테라의 재도약에 담긴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이용자들의 의견에 충실한 개발방향이었습니다. 오픈 초반 최종 레벨은 정말 콘텐츠가 부족했죠. 계속적으로 게임에 남아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절실했는데 개발 쪽에서는 게임성을 강조하는데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개발은 우리의 몫이라는 생각이었죠”

반응이 미지근할 때부터 블루홀은 테라의 방향성에 대해 고심했다. 개발자들은 많은 노력을 하는데 이용자는 빠진다는 것은 답답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이용자들과 개발자의 입장을 확실하게 구분하면서 해결됐다.

“개발자는 게임 이용자가 아닙니다. 게임의 재미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이용자에게 맡겨야죠. 그들의 의견은 단순히 ‘이 게임이 싫어!’라는 생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왜 개발자들은 이런 걸 안해주지?’라는 의구심에서 출발합니다. 그게 포인트죠”

이동건 디렉터는 테라에 부족했던 최종 레벨 콘텐츠와 새로운 사냥터, 그리고 이용자들이 대규모로 실력을 겨룰 수 있는 PvP 전장 등을 추가했다. 이 모든 것은 이용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테라에서 꼭 해보고 싶은 내용들이었다.

“아르곤 여왕 파트1 업데이트는 이에 대한 확실한 결과를 얻기 위함이었고, 파트2는 확실해진 생각을 더욱 완벽하게 정리하기 위한 시도였죠. 일일 퀘스트, 검은 틈, 인던 확장, 그리고 PvP 전장, 공격대 등은 테라의 게임성에 대한 평가를 바꾼 시도가 됐습니다”

■균형, 직업의 재미를 높인 아르곤의 여왕 패치

그중에서도 백미는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탱커의 변화였다. 게임 속에 있는 창기사나 검투사는 테라의 밸런스에서 항상 등장하는 단골 논쟁 요소다. 이동건 디렉터는 이 문제를 이용자들의 의견에 맞춰 적극 수정했다.

“창기사와 검투사는 정말 많은 고민과 의견을 더해 수정했습니다. 창기사는 인스턴스 던전에서 좋지만 그 외는 크게 재미를 보기 어려웠고 검투사는 탱커로써의 역할로는 무언가 많은 부족함이 있었죠. 이걸 잡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창기사는 ‘방어용’이 아닌 좀 더 다양함을 가진 직업으로, 검투사는 탱커다운 면모를 높였다. 창기사는 PvP 전장에서 좀 더 주목을 받게 했으며, 검투사는 역할에 따라 탱커와 딜러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직업으로 발전됐다. 둘 다 게임의 다양성을 살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외에도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콘텐츠로 변화를 추구했습니다. 아르곤의 여왕은 이용자와 한발 한발 맞춰 나가겠다는 블루홀의 생각을 잘 반영한 대규모 업데이트라고 봅니다. 덕분에 첫 영상 및 콘텐츠 공개에서도 많은 이용자들이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이동건 디렉터는 앞으로도 이용자와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르곤의 여왕 이후 향후 업데이트 방향도 소통이 됐다. 인터뷰가 작성되고 있는 5일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관련 소식도 발표했다.

“커뮤니티의 중요성에 대해 좀 더 깨닫게 된 계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파트2가 끝나면 MMORPG의 본질을 다루는 커뮤니티 부분을 좀 더 확장해 기존 게임이 보여줄 수 없었던 커뮤니티 요소를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외국 공략도 꾸준히 늘릴 예정이다. 현재 예정된 타이완 서비스에 올해는 총력을 다한다. 내년쯤에는 북미-유럽, 일본, 타이완을 넘어 좀 더 많은 국가에서 서비스되게 만드는 것이 이동건 디렉터의 꿈이자, 소망이었다.

“무조건이라는 것보다는 천천히 확실하게가 더 맞을 것 같네요. 블루홀은 지금까지 그 나라를 이해하고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접근한다는 생각으로 수출에 임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죠. 다른 국가 역시 이런 기반을 마련하고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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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디렉터와 인터뷰는 이렇게 정리됐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당시 여왕 맞이에 분주했던 개발실을 뒤로 하고 있는 이동건 디렉터를 무작정 잡아두는 것은 큰 실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짧은 인터뷰는 다소 아쉽게 끝났다.

“올해는 이용자분들의 의견에 집중하고 이에 맞춰 수정했습니다. 이 방식은 앞으로 테라가 서비스되는 동안에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테라에 와서 저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용자분들이 직접 판단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