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퓨전IO와 OEM…난처한 EMC

일반입력 :2012/07/05 09:27    수정: 2012/07/05 11:57

시스코시스템즈와 EMC 사이가 멀어지게 될까. 시스코가 자사 서버에 퓨전IO 플래시 카드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예상되는 흥미로운 시나리오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시스코는 낸드플래시 스토리지 제조업체 퓨전IO와 주문자부착생산(OEM) 계약을 체결했다. 시스코는 퓨전IO의 PCIe 플래시 카드인 IO드라이브2를 UCS 블레이드 서버에 장착하게 된다.

퓨전IO의 IO드라이브2는 하드디스크 대신 낸드플래시로 구성된 저장매체다. 서버의 PCI익스프레스 슬롯에 장착해 사용한다. 플래시 카드를 비롯한 SSD는 FC, SAS 드라이브보다 애플리케이션 처리 속도를 10배가량 향상시키는 효과를 낸다. 시스코도 UCS B시리즈에서 애플리케이션 구동 속도를 높이기 위해 퓨전IO를 선택했다.

퓨전IO는 시스코에 멀티레벨셀(MLC) 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356GB, 785GB 용량의 카드를 제공한다.

시스코는 몇몇 플래시 벤더 가운데 퓨전IO를 채택하면서, EMC의 VF캐시는 채택하지 않았다.

EMC VF캐시는 올해초 출시된 SSD기반 플래시 카드다. 서버 PCIe 슬롯에 장착하고, 외장형 스토리지의 캐싱알고리즘에 따라 빈번하게 사용되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시스코는 EMC의 VF캐시를 B시리즈에 장착하는 것을 거부한 셈이다. UCS B시리즈는 시스코와 EMC, VM웨어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VCE연합의 통합패키지 제품 V블록에 사용되는 서버다.

VCE연합의 V블록은 시스코의 서버, 넥서스 네트워크 스위치, VM웨어 V스피어 하이퍼바이저, EMC의 VNX 스토리지를 통합해 가동 직전 수준의 상태로 판매하는 통합 인프라 제품이다. 구매자는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시스코는 퓨전IO IO드라이브2에 맞춰 디자인된 UCS를 올해말 출시할 계획이다.

플래시 카드를 장착한 UCS가 출시되고 V블록에 적용 된다면, EMC로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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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가 퓨전IO 장착 UCS를 V블록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VF캐시의 경쟁사인 퓨전IO 제품을 대신 팔아주는 상황이 된다. EMC가 이를 거부하면, 가장 빠른 UCS서버는 V블록에서 사용되지 않게 된다.

시스코 UCS B시리즈 서버는 2009년 첫선을 보인 이래 3년 동안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스코는 올해 3월 인텔의 샌디브릿지-EP 기반 제온 E5 프로세서를 탑재한 3세대 제품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