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이 데이터베이스 백업솔루션으로 이름난 퀘스트소프트웨어를 24억달러란 거금에 인수했다. 오라클DB 백업으로 탄탄한 고객기반을 확보한 퀘스트 인수로 델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에 속도를 붙일 여건을 마련했다.
퀘스트를 집어삼킨 델이 앞으로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 건 아니다. 넘어야 할 난관이 곳곳에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조립라인 회사로서 퀘스트의 범용 솔루션을 얼마나 통합하느냐다.
3일(현지시간) 외신들은 델의 퀘스트 인수 소식을 전하면서, 델이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구멍을 메웠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선과 별개로 좀 더 지켜봐야 할 점도 다수 지적됐다.
퀘스트는 23개국에 지사를 운영했으며 SW개발인력만 1천300명에 달한다. 연간 매출 8억6천만달러, 그로스마진 86%, 운영 마진 11% 등의 건전한 재정구조도 매력적이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87%를 고객으로 갖고 있다. 데이터센터 관리 도구로서 퀘스트의 제품경쟁력도 탄탄하다.
델은 퀘스트인수로 SW사업을 연간 12억달러 규모로 키우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델 창업이래 유지된 기업문화는 퀘스트와 델의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델은 고정된 사양의 하드웨어를 대량생산하기보다, 여러 조합이 가능하도록 한 뒤 고객 요청에 맞춰 그때그때 주문받아 생산하는 형태의 사업모델을 유지해왔다. 고객의 어떤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게 델의 강점이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해 제공하는 상황에선 이같은 맞춤생산이 오히려 장애물이 된다. 고객 요구에 하드웨어를 맞춤형으로 생산하는 것은 쉽지만, 소프트웨어 성능을 최적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델이 자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긴밀히 통합하고, 성능을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델이 풀어야 할 숙제는 시트릭스, VM웨어 등과 관계다. 매니지먼트 서비스처럼 퀘스트의 여러 솔루션은 시트릭스, VM웨어 등의 것과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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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사실은 델의 퀘스트 인수 발표 날 VM웨어가 다이나믹옵스란 회사를 인수했다는 점이다. 다이나믹옵스는 가상화 및 클라우드 자동화 관리솔루션 업체로, IT서비스 관리 솔루션을 갖고 있다.
다이나믹옵스는 델의 통합 플랫폼 V스타트에 사전설치되는 제품이다. 델은 다이나믹옵스로부터 ‘클라우드 오토메이션 매니저’를 라이선스 받았고, 자사의 가상통합시스템(VIS)에 통합했다. 다이나믹옵스는 VIS의 셀프서비스 카탈로그를 가능하게 했다. VM웨어가 다이나믹옵스를 인수함으로써 델은 VIS의 핵심 요소를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