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마침내 서비스형 인프라 (IaaS) ‘컴퓨트 엔진’을 공개했다.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집중하던 구글의 인프라 시장 진입은 몇가지 시사점을 보여준다.
구글 컴퓨트 엔진은 기본적인 콘셉트가 구글 인프라에 가상서버와 스토리지를 만들 수 있게 하고, 기업들이 서버, 스토리지를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사업모델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구글은 28일 구글IO 발표 현장에서 아마존을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가격측면에서 경쟁사보다 50% 싸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IaaS 시장 진입을 예견하면서, 아마존보다 MS와 경쟁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AWS, MS, 오라클, HP, IBM, 델, 세일즈포스 등 각종 업체들의 클라우드 시장 쟁탈전은 구글의 참가로 더 뜨거워지게 됐다.
■PaaS는 아직 시기상조
MS는 이달초 퍼블릭 클라우드 ‘윈도 애저’를 업데이트하며 시장 공략의 고삐를 쥐었다. 인프라의 완성도와 가격, 완벽한 포트폴리오에 오픈소스인 리눅스 가상머신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됐다.
MS 윈도 애저는 처음 나왔던 2010년만 해도 인프라보다 플랫폼 서비스에 신경을 더 쓴 모습이었다. 애플리케이션과 웹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윈도 애저의 PaaS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MS는 인프라 윗 단인 플랫폼을 통해 기본 인프라의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계산했다. 반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개발사들은 자신들만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AWS를 더 선호했다.
올해 MS가 보여준 행보는 PaaS가 시장의 호응을 얻기엔 너무 이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구글의 행보 역시 MS와 유사하다.
구글은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 라인업을 다수 보유했다. 구글 앱스을 비롯해 구글 앱엔진이란 PaaS가 세상에 선보인 지 오래다. 빅쿼리 같은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도 클라우드 라인업에 속ㄷ한다.
이중 PaaS인 구글 앱엔진은 기능적 측면을 떠나 다소 폐쇄적인 모양새로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개발언어 등에서 기존과 달라 낯설어하는 개발자들이 많은 탓이다.
결국 기업을 클라우드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면 인프라단계부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현재 시장의 움직임으로 보인다.
MS, 구글 등은 인프라 서비스보다 플랫폼 서비스가 더 상위, 그리고 진정한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길이라 강조해왔다. PaaS 찬양의 노래를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은 오픈스택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구글 컴퓨트 엔진은 앞으로 오픈스택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WS 외에 제공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중 오픈스택 플랫폼으로 이뤄진 게 다수 있다. 랙스페이스, HP, 델 등은 오픈스택 기반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제공중이거나 준비중이다. 하지만 오픈스택은 당초 예상보다 실망스러운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개발속도도 더딘 편이다.
오픈스택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환경을 위해서 가장 유리한 환경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오픈스택이란 단일 플랫폼을 공유하게 되면, 더 안정적이고 빠른 하이브리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스택은 AWS, 윈도애저, 구글 컴퓨트 엔진처럼 폐쇄형 플랫폼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스택은 하둡과 같은 특성화된 워크로드를 지지하고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온전히 제공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100만대 서버가 전세계에 풀려나온 꼴
구글의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은 대규모의 서버 인프라가 외부에 개방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구글은 단일 회사로서 가장 많은 서버를 운영하는 회사다. 100만대 이상의 서버가 전세계에서 구글 서비스를 뒷받침하고 있다. 구글 컴퓨트 엔진은 곧 100만대 서버가 IT시장에 저가로 풀렸다고 볼 수 있다.
아마존 역시 대규모 인프라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서비스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다. 구글은 이에 더해 아마존보다 50% 저렴한 인프라를 내놨다. 타 퍼블릭 클라우드뿐 아니라 기업 IT인프라 시장이 가격이점에 대한 계산에 바빠질 수 있다.
구글의 퍼블릭 클라우드 진출 이후 다음 타자는 누가 될 지도 관심사다. 현재로선 페이스북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페이스북은 작년부터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작업에 점점 더 많은 힘을 쏟는 모양새다. 또한 이미 징가와 같은 웹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들에게 자체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하기도 한다. 이 범위를 더 대중에게 넓힌다면 페이스북의 IaaS 출시도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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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퍼블릭 클라우드가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당장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아직까지 서비스 라인업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줄 유연함도 보이지 않는다.
VM웨어, 레드햇 등 최근 PaaS 세몰이에 나선 벤더들의 움직임과, HP, IBM, 오라클 등의 서비스, MS, AWS와 경쟁 등 구글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단순히 엄청난 규모의 서버와 스토리지용량으로 밀어붙이기엔 좀 더 고객친화적인 세밀한 접근법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