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인메모리DB, 틈새에서 대세로?

일반입력 :2012/06/26 12:02    수정: 2012/06/26 12:51

최근 페이스북 출신 엔지니어 2명이 퇴사후 차린 데이터베이스(DB) 업체와 그 기술이 화제가 됐다. 널리 쓰이는 오픈소스DB '마이SQL(MySQL)'과 호환되면서도 최대 30배나 빠르다는 회사측 주장이 업계 주목을 받았다.

회사 이름과 같은 해당 기술 '멤SQL(memSQL)'은 SQL인터페이스와 마이SQL API를 쓰는 인메모리기반 관계형DB로 요약된다. 디스크 대신 메모리에 자료를 저장하고 읽어내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며, 이 기술을 도입시 일반 DB관리자들이 새로 배우거나 마이SQL 애플리케이션을 확 뜯어고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멤SQL은 초당 8만쿼리를 처리해, 3천500쿼리를 다루는 마이SQL 성능을 23배 가량 앞선다.

■마이SQL 압도하는 성능 비결은

멤SQL이 속도가 느린 SQL해석기를 안 쓰고 SQL 코드를 C++ 기반으로 변환해 처리하는 기술은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한 또다른 재주다. 이는 페이스북이 PHP 프로그램 속도를 높이려고 C++ 코드로 바꿔주던 '힙합 가상머신(VM)'을 연상시킨다. 다만 페이스북이 마이SQL를 쓰면서 그 속도를 높이려고 만든 '멤캐시드(memcached)' 기술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회사측은 이를 여타 인메모리DB와의 차별화 요소로 묘사한다.

멤SQL가 좀 더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창립자 에릭 프렌키엘과 니키타 샴구노프가 고성능 대용량 DB 인프라를 운영해온 페이스북 출신이란 점도 관심을 모았다. 특히 샴구노프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 SQL서버 선임 엔지니어로 6년을 일했고 몇몇 특허에 이름을 올렸으며 ACM 프로그래밍 콘테스트 메달 수상을 받기도 한 전문가다.

지난주 외신들은 그 투자자들에도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퍼스트라운드캐피탈', 'IA벤처스', 'NEA', 'SV앤젤스', 'Y컴비네이터'같은 벤처캐피탈과 G메일을 만든 폴 북하이트, 영화배우 애시튼 커처, 페이팔 창업자 맥스 레브친, 박스닷넷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아론 레비같은 유명인들이 멤SQL에 건넨 투자금이 500만달러 가량이다.

업계는 이전에도 SQL구문을 처리하는 관계형DB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볼트DB(VoltDB), 누오DB(NuoDB), 스케일베이스(Scalebase), 토쿠테크(Tokutek), 저스트원DB(JustOneDB), 클러스트릭스(Clustrix) 등 '새 SQL DB'를 들고나온 벤처업체들이 주로 마이SQL보다 나은 관계형DB 성능과 확장성을 주장하면서 오라클DB같은 선택지보다 훨씬 저렴하단 점을 강조하곤 했다.

■인메모리DB, 틈새에서 대세로?

멤SQL은 기본적으로 메모리 안에서 자료를 읽고 쓰지만 트랜잭션이 발생시 디스크와 플래시드라이브(SSD)에도 자동으로 정보를 기록해 둔다. 기록전 로그 남기기와 스냅샷 생성을 조합해 사용자 데이터 안전과 보안을 보장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전원이 차단되면 자료가 모두 날아가는 메모리 특성상, 재해복구와 백업 용도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살려둘 필요가 없는 자료에 대해서는 더 높은 성능을 내기 위해 자동 기록 설정을 해제하고 처리할 수도 있다.

멤SQL이 사용자 비중이 높은 마이SQL 대체 기술로 떠오를지 지켜볼 일이다. 틈새시장이나 디스크DB 보조 역할에 머물렀던 인메모리DB의 위상을 바꿔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주요 인메모리DB 사업자들의 기술은 디스크기반 범용DB 성능을 보조하는 용도이거나 특정 산업군 또는 아키텍처를 겨냥한 기술로 쓰여왔다. 최근 일부 사업자들이 자사 제품을 범용 애플리케이션DB로 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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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요 인메모리DB 기술은 ▲오라클이 자사 DB를 보조하는 '타임스텐' ▲SAP가 DW분석 어플라이언스용 DB로 출발해 애플리케이션DB로 확장을 예고한 'HANA' ▲가상화업체 VM웨어가 사용자 DB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SQL파이어' ▲오픈소스업체 레드햇의 인메모리 NoSQL DB '데이터그리드' ▲국내 하이브리드DB 업체 알티베이스의 '알티베이스HDB' 등이 이름을 걸고 있다. 메모리를 활용한다는 점이 비슷할 뿐 용도나 설계구조는 제각각이다.

이와 관련 알티베이스 박준호 비즈니스서비스실장은 지난 25일 성능 관점에서 DBMS 기술 트렌드가 소프트웨어(SW)를 넘어 점차 하드웨어(HW) 설계구조까지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는 듯하다며 범용 DB시장을 겨냥한 인메모리DB 출시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DB어플라이언스 등장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