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작페이지 점유율 ‘고지전’ 변수는

일반입력 :2012/06/20 17:26    수정: 2012/06/20 17:31

정현정 기자

인터넷 브라우저 시작페이지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포털사이트 간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네이버와 다음이 국내 인터넷 시작페이지의 70%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두 가지 변수가 등장했다.

온라인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 줌인터넷이 운영하는 줌닷컴은 지난달 5.77%의 시작페이지 점유율로 네이트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네이트와 3~4위 경쟁이 예고되는 부분이다. 특히 두 업체는 국내 1위 무료백신 ‘알약’과 국내 최다 이용자를 확보한 메신저 ‘네이트온’을 대표 서비스로 보유한 회사라는 점에서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한 줌닷컴이 다른 서비스로 연결이 용이한 개방형 포털을 표방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성장 추세를 이어갈지 여부도 주목된다.

SK컴즈 관계자는 “지난달 초 이스트소프트가 알툴즈와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시작페이지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해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크게 올라간 것으로 본다”면서 “줌닷컴의 부상이 네이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네이버와 다음, 야후에서 다소 점유율 하락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내달 31일 서비스를 종료하는 파란이 시작페이지 경쟁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파란은 지난달을 기준으로 0.59%의 시작페이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 동안 파란의 존재감이 미약했던 탓에 업계에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지만 파란이 메일과 블로그 등 주요 서비스를 다음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존 파란 이용자들이 대거 다음으로 옮겨갈지 여부도 주목된다.

포털들이 시작페이지 경쟁에 민감한 이유는 이용자들이 브라우저를 실행하며 만나는 첫 페이지라는 상징성이 크다. 특히 국내 이용자들이 단순한 정보검색 외에도 포털사이트 내에서 뉴스, 메일, 커뮤니티 등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실제 트래픽 유입량과 검색점유율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는 국내 포털들의 가장 큰 수입원 중 하나가 검색광고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인터넷 도입 초기부터 포털사이트가 물밑으로 시작페이지를 점유하기 위해 물밑으로 경쟁해왔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을 통해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시작페이지를 지키기 위한 경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각 포털 사이트는 여러 장치를 통해 이용자들이 시작페이지를 설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툴바, 다음은 BGM플레이어나 다음 클리너, 네이트는 네이트온 등 자사 프로그램 설치나 업데이트 시 시작페이지를 자사 사이트로 변경하는 옵션을 포함하고 있다.

관련기사

체크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무심코 확인 버튼을 누를 경우 해당 페이지가 인터넷 시작 페이지로 바뀌거나 검색 기본값으로 설정된다. 시작페이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사이트는 사용자 동의없이 시작페이지를 변경하거나 선택하지 않은 연계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설치하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 포털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시작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시작페이지 점유율은 포털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바로미터”라면서 “다만 네이버와 다음의 시작페이지 점유율이 워낙 공고한 상태에서 그 외에 중소 포털들의 점유율은 큰 의미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