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x86서버 신제품 마케팅 '팀킬'?

일반입력 :2012/06/14 15:36    수정: 2012/06/14 15:37

델인터내셔널(대표 피터마스)은 13일 세계 최초의 4소켓이면서 2U 크기인 x86 랙마운트 서버 파워에지R820을 출시했다. 그러면서 델은 x86서버 1위 HP를 걸고 넘어졌다. HP의 4U크기 4소켓 서버 대신 파워에지R820으로 교체해 공간을 절약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동급 제품 간 비교가 아니어서 혼란을 준다.

델코리아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 중 R820 서버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파워에지R820은 Intel Xeon E5 제품군 프로세서를 탑재한 세계 최초의 4 소켓, 2U 서버이다. 4소켓 4U 서버를 이용하는 기존 고객들은 이제 1대의 HP Proliant DL580을 최대 24개 이상의 프로세싱 코어, 1TB 이상의 메모리 용량 및 3배의 내장 스토리지 밀도 등을 지원하는 2대의 파워에지R820 서버로 교체함으로써 컴퓨팅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여기서 프로라이언트 DL580과 파워에지R820은 4소켓 서버로서 동급 제품으로 언급됐다. 델 제품이 크기가 절반밖에 안되므로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델의 주장은 언뜻보면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델의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두 제품은 CPU 클래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HP DL580은 작년 인텔에서 출시된 제온 E7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다. 델 R820은 올해 출시된 제온 E5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제온 E7의 경우 CPU당 10코어를 지원하는 상급 기종이지만, 제온 E5의 경우 CPU당 8코어를 지원하는 중급 기종이다. 등급이 다른 서버 제품을 비교한 것이다.

DL580에 대응하는 델의 동급 제품은 파워에지R910이다. R910은 4U크기의 4소켓 제품이면서, 제온 E7 프로세서를 장착한다. R820은 현존 유일의 4소켓 2U 서버인 만큼 비교대상은 없다.

한국HP 측은 “제온 E5가 E7보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CPU이므로 성능은 엇비슷하더라도, 기능적 측면에서 E7가 지원하는 고급 기능을 E5는 지원하지 않는다”라며 “서버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RAS 기능이 대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4소켓 서버라도 CPU 차이에서 생기는 구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점차 인텔의 CPU 성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최근 국내외 서버 사용자들은 4소켓 서버보다 2소켓 서버를 선호하고 있다. IDC의 서버시장 집계에 따르면, 4소켓 x86서버의 비중이 최근 3년 사이 줄어드는 추세다. CPU도 중급 기종으로 대체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E7과 같은 하이엔드 시장에 대한 고객은 분명하다. CPU 선택의 기준을 성능과 안정성이란 두 축으로 놓으면, 모든 부분을 고르게 만족시키는 E7을 택하는 고객이 남아있다.

델이 주장한 공간 절약이란 이점은 성능은 유지되더라도 안정성은 담보하지 못한다는 설명을 숨기고 있다. 마치 델은 자사의 R910 판매보다 하위 기종 판매에 집중하는 것처럼 읽힌다.

한국HP 측은 “만약 R820으로 HP 프로라이언트 DL580을 교체하라는 말이 맞다면, 델의 R910제품도 구매하지 말라는 뜻이다”라며 “오래전 세대의 기종을 최신으로 교체하라는 메시지라면 몰라도, 목적과 기능에서 차이를 보이는 상위 기종을 하위로 바꾸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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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제온 E5-4600기반 4소켓 2U서버인 프로라이언트 DL560 G8이 8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상옥 델코리아 서버 마케팅 부장은 “자료에 HP 제품을 언급한 것은 공간 절약이란 부분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