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끝났다…E3의 새로운 화두 ‘모바일’

일반입력 :2012/06/08 08:00    수정: 2012/06/08 09:55

전하나 기자

<로스앤젤레스(미국)=전하나>세계 유수 게임업체들이 한 자리에 모인 북미 최대 게임쇼 ‘E3 2012’가 7일(현지시간) 사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지난해에 비해 참가 업체와 현장을 찾은 관람객이 소폭 감소했으나 콘솔게임 시장 침체로 우려했던 흥행참패는 면했다. 이번 행사는 총100여개국에서 195개 업체가 참가했다.

올해 행사 역시 글로벌 콘솔게임 빅3로 꼽히는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3개사가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매년 새로운 소식으로 화젯거리를 만들어냈던 이들 업체가 신제품을 발표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대작 게임 타이틀만큼은 풍성하게 쏟아졌다. E3 현장을 찾은 팬들은 ‘헤일로4’ ‘댄스센트럴3’ ‘페이블 저니’ ‘저스트 댄스 4’ ‘좀비U’ ‘철권 태그 토너먼트2’ 등 내로라하는 기대작에 열광했다.

올해 E3는 ‘조이패드 혹은 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닌 ‘스마트폰과 태블릿PC’라는 게임업계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다.

콘솔용 게임의 경연장인 E3에 그리,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게임로프트 등 모바일게임사의 대형 부스가 들어서 참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게임로프트는 E3를 통해 미공개 신작을 대거 공개했으며 이 중에서도 스마트폰 레이싱 게임 ‘아스팔트’ 시리즈의 최신작인 ‘아스팔트 7: 히트(Asphalt 7: Heat)’는 콘솔게임에 못잖은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이용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세계 게임 시장의 무서운 신인이자 일본 최대 게임사인 그리 역시 50여종의 게임 라인업과 ‘그리 플랫폼’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부스를 마련한 위메이드는 그리 부스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참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위메이드가 E3서 전시한 웰메이드 모바일게임 8종은 모두 호평 받았으며 이 중 최초 공개한 ‘프로젝트 드래곤(가칭)’은 현지 이용자들에게 “인피니티블레이드 혹은 디아블로를 보는 것 같다”는 찬사를 얻어냈다.

부스 출전을 하지는 않았지만 국내 모바일게임사 컴투스도 자사 게임 ‘홈런배틀2’의 이름을 톡톡히 알렸다. E3의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스냅드래곤 게이밍 월드 레코드 챌린지(Snapdragon Gaming World Record Challenge)’에서 기네스북 기록 도전 우승자를 가리는 게임으로 선정된 것이다. 32명의 도전자가 26시간 연속으로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한 뒤 2만달러의 상금이 내걸린 홈런배틀2 결승전을 치렀다.

콘솔게임사들도 모바일이라는 트렌드를 적극 받아들여 새로운 혁신을 꾀했다. MS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하던 게임을 X박스와 연결된 TV화면에 연동해 즐길 수 있는 무선 연동 기술 ‘X박스 스마트글래스’를 발표했다.

올 가을이면 MS 윈도 OS를 탑재한 기기는 물론 iOS, 안드로이드 등 모든 기기를 게임조작기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닌텐도는 콘솔게임을 TV와 분리한 ‘위 유(Wii U)’를 올해 홀리데이 시즌에 맞춰 출시한다. 지난해 공개 당시 콘솔용 게임기 처음으로 6.2인치 터치 스크린을 장착해 화제가 된 이 게임기는 이번 E3에서 게임 패드로 또 한번 관심을 모았다.

이번에 선보인 게임 패드는 자체 터치스크린으로 거치형 게임기지만 실제 쓰임새는 모바일기기를 이용하는 것과 다름없다. 유튜브, 넷플릭스, VOD 서비스 등을 TV 없이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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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와 스마트폰과 게임을 연동시킨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미버스(Miiverse)’나 게임을 즐기는 중 다른 이용자 의견을 볼 수 있는 ‘소셜 윈도(Social Window)’ 기능도 채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세계 게임업계가 이미 ‘넥스트 제네레이션’으로의 전이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아무리 위기라고 하지만 콘솔게임이 수년 내 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누가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먼저 움직이는지’가 향후 게임산업의 주역을 결정짓는 단서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