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KT도 네이버도 아닌데 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까?
콘텐츠와 IT 기기의 결합이 가속화되면서 가전업체들의 경쟁이 클라우드로 옮아 붙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IT 전자제품 업체들이 단말기를 넘어 콘텐츠 관리 서비스인 '클라우드'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국내 업체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LG전자다. 전날 'LG 클라우드‘ 시범 운영을 발표하며 상반기 중 한국과 미국서 사업을 시작하겠단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연내 일명 '에스(S) 클라우드'를 선보이겠단 방침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 일각에선 삼성 차세대 스마트폰인 갤럭시S3 발표 시점에 맞춰 S클라우드도 공개되는 것이 아니냔 전망이 나오고 있다.그간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동통신사, 인터넷 포털, 서버 업체 등이 운영해왔다.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 제품을 판매하던 '전자' 기업들에 클라우드 같은 무형 서비스는 다른 집 사업, 즉 계열사들의 일이었다.
상황이 바뀐데는 애플의 사업다각화가 영향을 끼쳤다. 애플은 지난해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통해 '아이클라우드'를 발표,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모바일미'를 확대개편한 느낌의 아이클라우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에어, PC 등 자사 모든 단말기 간 콘텐츠 공유를 기반으로 했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최근 애플 TV 광고의 주인공은 아이폰도, 아이패드도 아닌 아이클라우드다. 애플의 모든 단말기서 콘텐츠 공유가 얼마나 쉽게 이뤄지는지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클라우드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편하게 바꾸는지 강조하는데 역량을 집중 투입한 것이다.
일명 '애플빠' 등 기업 문화를 제품 구매의 기준으로 삼는 소비자 층이 생겨난 것도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투자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스마트폰 하나만 팔아서 끝나는게 아니라, 이 스마트폰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 만족도와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TV나 PC, 심지어 냉장고 까지 자사 제품을 선택하게 만들어야 하는게 요즘 기업들의 숙제다. 클라우드는 이를 위한 필수 서비스인 셈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핵심 역량을 클라우드로 전진 배치하고 있는 추세다. LG전자는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홈엔터테인먼트(HE)·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본부, 디자인경영센터, 러시아법인 등이 참여한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가동해왔다.
권희원 LG전자 사장은 클라우드를 발표하며 전사 역량을 집중해 스마트TV, 모바일, PC 등을 연계한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가 딱히 어느 한 부서의 책임이 아님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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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클라우드 사업을 미디어솔루션센터에서 관장한다. 이 부서는 삼성이 개발하는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선보이는 모든 IT·가전 제품의 핵심 기능으로 '와이파이' 지원을 앞세우고 있다. 다시 말해, 각종 단말기에 공급할 콘텐츠 확보와, 이를 공유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크게 늘면서 기기간 콘텐츠 공유가 핵심 서비스로 떠올랐다면서 제품 하드웨어 사양이 비슷해지는 상황에선 누가 소비자들이 더 쉽게 단말기를 쓸 수 있도록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