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스위트(CS) 6 버전이 정식 출시된 가운데 그 포토샵 최신판을 돌리기 위한 '최고사양PC' 가격을 산출해낸 시도가 눈길을 끈다.
미국 지디넷 블로거 아드리안 킹슬리 휴즈는 24일(현지시각) 나만의 '궁극의' 어도비 포토샵CS6 PC를 만들기'라는 글을 통해 포토샵이 크고 무거운 애플리케이션이라 이를 길들이려면 상당한 고사양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전업 그래픽디자이너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를 소개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궁극의' 포토샵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PC 사용자가 선택해야 할 구성요소는 ▲빠른 쿼드코어 프로세서(CPU) ▲많은 메모리(RAM) ▲용량이 크고 속도가 빠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포토샵CS6에서 GPU가속 기능을 지원하는 그래픽카드, 4가지로 요약된다.
■CPU-RAM-HDD&SSD-GPU
킹슬리 휴즈는 프로세서로 3.6GHz 속도를 자랑하는 '인텔 코어i7-3820'를 추천했다. 터보부스트 기능을 통해 3.8GHz까지 가속되는 물건이다. 일단 하드웨어헤븐이라는 성능비교사이트의 벤치마크 측정 자료를 근거로 AMD보다는 인텔CPU에 점수를 줬다. AMD도 괜찮은 CPU를 만들긴 하지만 그의 CS5와 CS5.5 버전으로 수행했던 경험에 따르면 포토샵을 쓸 때 인텔 프로세서를 찾는 게 적절하다는 조언이다.
그는 '많은 메모리'를 추천하며 8GB RAM을 하한선으로 제시했다. 12~16GB 정도까지 아무튼 메인보드가 허용하는 한도까지 늘리라고 할 기세다. 용량만 맞추면 되는 게 아니라 믿을만한 제조사 브랜드를 골라야 한다며 '크루셜'이나 '킹스톤'을 언급했다. 사용자가 불량 제품을 골랐더라도 이 제조사들은 훌륭한 보증제도를 운영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게임용 시스템을 맞출 때 쓰이는 메모리들에 비해 훨씬 저렴하면서도 잘 작동한다고 평가됐다.
저장장치 구성에 대한 조언이 특이하다. 스토리지 4개를 설치하되 2개를 빠른 대용량 HDD로 고를 것과 나머지 2개를 빠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일명 플래시드라이브로 고를 것을 주문했다. 레이드(RAID) 구성으로 드라이브 입출력 속도를 높이라는 게 아니었다.
킹슬리 휴즈는 사용자에게 일단 HDD 하나에 윈도를 설치하고 다른 HDD 하나에 포토샵을 설치하라며 남은 SSD중 하나를 작업물 저장 용도로 쓰고 또 다른 하나를 '스크래치 디스크'로 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하면 잠재적인 여러 병목요소를 배제하고 최상의 스토리지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며 굳이 SSD를 대용량으로 쓸 필요는 없고 (저장이 끝난) 작업파일을 SSD에서 HDD로 옮겨 보관하는 것도 비용효율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고사양 그래픽 카드에 대한 그의 조언은 엔비디아 쿼드로 계열을 쓰라는 것으로 간결하지만 단호했다. 다만 엄청나게 비싼 '쿼드로6000'모델까지는 필요 없을 듯하고 '쿼드로2000'정도만 있으면 포토샵 신기능을 활용하기는 괜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포토샵CS6가 새로 선보이는 '머큐리' 그래픽엔진을 동반하는 다수의 GPU가속용 도구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란다. GPU가속 효과에 영향을 받는 기능 목록에 블러(blur)나 픽셀 유동화(Liquify)나 적응형 광각(Adaptive Wide Angle) 등이 포함된다.
■그래서 얼마?
킹슬리 휴즈가 불필요하게 고사양을 지향한 것 같진 않지만 우리나라돈 200만원대로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 오산이다. 300만원쯤은 각오해야 할 듯하다. 경우에 따라선 가격을 더 낮추나 뺄 수 있는 부품도 있겠다.
킹슬리 휴즈가 선택한 실제 부품과 조립가격은 다음과 같다. ▲CPU는 인텔 '코어 i7-3820' 3.6Ghz(310달러) ▲메인보드는 애즈락 'X79 익스트림6'(250달러) ▲RAM은 발리스틱스 240핀 DIMM, DDR3 PC3-12800 4GB짜리 4개로 총 16GB(105달러) ▲HDD는 웨스턴디지털 '캐비어 그린 WD30EZRX' 3TB짜리 2대(각 180달러씩 360달러) ▲SSD는 2.5인치크기 120GB용량의 SATA3 인터페이스, 콜세어 '포스 시리즈3 CSSD-F120GB3A-BK' 2대(각 150달러씩 300달러) ▲GPU는 그래픽메모리 1GB짜리인 PNY VCQ2000D-PB 쿼드로2000D(410달러)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는 LG WH12LS39 12X 블루레이 버너(80달러) ▲전원공급장치(PSU)는 콜세어 앤수시애스트 시리즈 TX750 V2 750와트짜리(105달러) ▲케이스는 써멀테이크 V4 블랙에디션 섀시(50달러) ▲운영체제(OS)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7 프로페셔널 서비스팩(SP)1 64비트(130달러), 이를 모두 합하면 2천100달러(약 240만원)가 나온다.
사실 이 목록에 붙은 가격과 합산 결과는 대부분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사용자 환경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일례로 CPU가격 310달러에 대한 현재 환율은 35만원 정도인데 이를 국내서 구입하려면 최소 36만원에서 비싸게는 40만원선까지 생각해야 한다. 최종가격에 대해 10%정도를 가산해야 국내 구입가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6' 출시2012.04.25
- 내 PC에 맞는 SSD, 제대로 고르려면?2012.04.25
- 어도비, 포토샵CS6베타 소개…"상반기 출시"2012.04.25
- 의학 전문 이미징 솔루션 ‘쿼드로 2000D’ 출시2012.04.25
그리고 킹슬리 휴즈는 사용자가 쓸 입력장치 가격은 제외했다. 실제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시스템과 별개로 포인팅디바이스 작업도구에 많은 투자를 한다. 전문가를 위해 빠른 인식속도와 안정적인 그립감을 위한 디자인으로 설계된 마우스와 그래픽태블릿을 구입하는 가격까지 포함하면 수십만원을 넘어선다. 이를 포함하면 최종 가격은 300만원에 육박한다. 또 포토샵CS6 버전을 새로 장만한다면 199달러(업그레이드최저비용)~699달러가 더 필요하다. 국내 출시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역시 수십만원이 추가된다.
한편 킹슬리 휴즈는 이 시스템을 조립할 사람이 있다면 실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성능부하테스트를 꼭 거치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어도비CS6 애플리케이션들은 놀라울정도로 신경쓸 데가 많기때문에 시스템상의 극히 작은 결함도 드러나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니 실제 작업환경으로 삼기에 앞서 어떤 문제든지 찾아내는 게 좋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