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S·PS비타, 스마트폰과 경쟁…생존법은?

일반입력 :2012/04/18 12:46    수정: 2012/04/20 10:03

김동현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로 불리는 3DS와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가 드디어 국내 게임 시장에 모두 출시, 본격적인 스마트폰과 경쟁에 들어간다.

일본 정식 출시 후 1년 2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우리나라에 출시를 확정한 닌텐도의 3DS와 2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 지난 후 정식 출시된 PS비타는 기존 게임기보다 한층 발전된 성능과 새로운 기능들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전 기종 닌텐도DS와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은 우리나라에서 각각 300만대, 80만대 이상이 팔렸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된 국내 시장에서 후속 기종인 3DS와 PS비타의 성적표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크다.

먼저 얼굴을 내민 PS비타의 경우 출시 2주 만에 25개의 게임 라인업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부담이 큰 본체의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했고 분위기를 견인할 대형 타이틀 부족이라는 아쉬움이 더해져 분위기를 띄우는데 실패했다.

가장 큰 문제는 환율로 인한 가격 문제. 당시 PS비타의 가격은 국내 이용자들의 인식을 훌쩍 넘는 36만8천원이었다. 일부에서는 일본 환율을 그대로 적용한 가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주변기기가 필수라는 점 때문에 비용부담을 크게 느꼈다.

오는 28일 3개의 론칭 타이틀과 함께 나오는 3DS는 22만원이라는 납득이 되는 가격을 들고 나왔지만 라인업 가뭄과 서드파티와 논란, 국가코드라는 요소로 인해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우려를 사고 있는 상태다.

지난 14일 닌텐도 다이렉트를 통해 닌텐도 e샵을 통한 비현지화 타이틀을 다운로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일부 현지화 정책 변경이 발표됐지만 패키지 현지화 필수와 국가코드 존재 등의 사실상 실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반쪽 정책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새 아이패드를 비롯해 갤럭시S3 등 태블릿PC와 고성능 스마트폰의 출시가 잇따를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3DS와 PS비타의 고전은 당연해보일 정도다. 일부는 닌텐도와 소니가 일본기업 특유의 고질병을 버리지 못해 스스로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 시장 내에서도 우려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3DS는 북미와 유럽, 일본 등에서 가격인하 이후 분위기를 올렸지만 450억 엔이라는 거대한 적자 역풍을 맞았다. PS비타는 120만대 판매에 성공했지만 이는 휴대용 게임기 중 역대 최하 판매라는 불명예로 연결됐다.

그럼 우리나라에 들어온 3DS와 PS비타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와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시동을 건 PS비타는 가격인하가 절실하다. 본체 가격이 어렵다면 게임 타이틀과 주변기기 가격이라도 먼저 인하를 해 구매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PS비타의 성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가격만큼은 절대 아니다.

이용자들은 PS비타의 가격이 29만 원대를 원하고 있다. 본체의 가격이 내려가면 주변기기 가격에 대한 부담도 덩달아 줄게 된다는 것이다. 최소 못해도 북미와 유럽 가격 수준을 맞춰주는 것도 한 가지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니어를 비롯해 국내 PS비타에서 쓸 수 없는 기능 오픈과 3G 버전 PS비타 출시, PS비타 전용 애플리케이션 출시, 인기 클래식 게임의 PS비타 리메이크 등이 필요하다.

3DS는 서드파티와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고 현지화 정책을 현실적인 형태로 변경해 좀 더 접근성이 용이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 현재 3DS 서드파티는 초반 분위기를 보고 1~2개 정도의 게임만 출시할 예정이다. 일부는 1개의 타이틀도 꺼내지 않을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드파티 측은 “닌텐도DS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린 것은 사실이지만 복사 문제부터 현지화, 국가코드 등 제한이 너무 많았다”며 “서드파티에 대한 근본적인 지원이 없는 경우라면 3DS가 나와도 게임을 출시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게임기 모두 필요한 것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경험할 수 없는 수준 높은 대작 게임 라인업이다. 3DS와 PS비타는 가격이나 주변기기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현재라면 그 돈을 주고 게임기를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킬러 타이틀’은 없는 상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6월 이후 라인업이 조금씩 풀린다는 것. PS비타의 경우 ‘페르소나4 더 골든’을 시작으로 ‘메탈기어 솔리드HD’ ‘기동전사 건담 시드 배틀 데스티니’ 3인방을 필두로 ‘그라비티 데이즈’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튠' 등 약 10여종의 전용 게임을 차례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3DS는 ‘슈퍼 마리오3D랜드’와 ‘전국민 오디션 슈퍼스타2’ ‘철권 3D 프라임에디션’ 등 3개의 론칭 타이틀을 시작으로 다음 달 ‘마리오카트7’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스타폭스 64’ ‘닌텐독스 & 캣츠’ ‘슈퍼 포켓몬 대격돌’ ‘메이플스토리 3DS’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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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양사가 경쟁이라는 의미보다는 협업을 통한 살길 모색도 필요하다. 실제 매출을 겨뤄야 할 양사이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파도를 넘어야 할 동지이기도 하기 때문. PS비타와 3DS가 간접 광고를 활용한 접근이나 스킨십 위주의 프로모션도 필수다.

결론적으로는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버린 이용자들을 어떻게 휴대용 게임기로 시선을 돌릴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왕국인 국내 게임 시장에서 3DS와 PS비타가 어떤 결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