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이어폰은 끼워팔기용?...요즘은 달라

일반입력 :2012/04/02 16:16    수정: 2012/04/02 17:12

국산 이어폰 브랜드 입지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외산 브랜드가 주도하는 음향기기 시장에서 각자의 색깔로 독자적인 국산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낸 점이 주목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성음향, 크레신, 아이리버 등 국내 이어폰 업체들이 잇달아 신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선 헤드폰 유통 전문 업체인 우성음향은 EXS 브랜드로 세 번째 이어폰 신제품 X10과 X10M을 출시했다. 전문 청음매장인 이어폰샵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유통업체라는 점에서 꾸준히 자사 제품 브랜드를 구축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우성음향은 오랜 기간 동안 음향기기 유통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사 이름을 내걸고 음질을 앞세운 제품을 연이어 선보였다. EXS 브랜드는 ‘우수한 소리(Excellent sound)'를 뜻한다.

신제품 EXS X10과 EXS X10M은 고가 이어폰에 사용되는 밸런스드 아마추어(BA) 드라이버를 내장했다. 그럼에도 출시가는 각각 4만5천원, 4만9천원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공정을 국내에서 거쳤을 뿐 아니라 고가 부품을 사용하면서도 가격 경쟁의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지난 2009년 이 회사는 신제품과 같은 모델명으로 첫 번째 이어폰을 출시했다. 당시 연간 3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지난해 국내 최초 2개의 BA가 탑재된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제품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 확산에 따라 통화와 음악 재생 등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리모콘, 마이크를 탑재한 제품도 내놓았다. 지금까지 이어온 인기를 유지하고 판매량을 늘려 브랜드 입지를 확실히 굳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성음향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보다 좋은 음색을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추가 신제품 출시를 통해 EXS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전작의 성공을 바탕으로 후속작부터는 해외 수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이어폰 제조사인 크레신의 고가 헤드폰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피아톤’도 해외서 입지를 탄탄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레신에 따르면 현재 피아톤 브랜드는 12개국에서 판매중이다. 피아톤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영선수 박태환이 착용한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크레신은 그 해 9월부터 미국 유통망 구축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했다.

크레신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 크레신이나 피아톤은 국가별로 인기도는 다르지만 일정 수준 이상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한다”며 “수출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서는 MP3플레이어 전문 업체인 아이리버의 IT 액세서리 브랜드 ‘블랭크’도 짧은 기간에도 판매량이 급격히 성장한 곳으로 손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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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첫선을 보인 블랭크는 스마트폰 케이스와 케이블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이어폰은 2만원 이하의 보급형 시장에서 대형 마트 등을 통해 활발하게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로만 인식되던 국산 브랜드의 시장 경쟁력이 크게 올랐다”며 “단순히 판매량만 늘기 보다는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