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해커와 전쟁에서 'KO패' 인정

일반입력 :2012/03/29 08:55    수정: 2012/03/29 09:01

김희연 기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사이버범죄팀 수장이 스스로 해커와의 전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해커들을 막기 위한 현재의 접근방법이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씨넷뉴스는 28일(현지시간) FBI 사이버범죄 수사 최고책임자인 숀 헨리가 해커들의 공격기술은 진보하는데 비해 취약한 방어 수단으로 인해 범죄를 막아내기가 어렵다고 밝힌 것을 보도했다. 숀 헨리는 FBI에서 20년 이상을 근무하며, 해커와의 전쟁을 치러왔다.

미국 의회가 전력 발전소와 원자로 등 주요 시설 네트워크 보안 조치를 강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커들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헨리는 “대형 다국적 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거의 대다수 기업들이 취약한 네트워크 사용으로 재정적, 법적 보안 위협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10년 이상 연구해 온 개발 결과를 탈취당해 기업들이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기업들이 신속한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씨넷뉴스는 헨리가 해킹기술의 진화로 왠만한 보안 시스템이나 방어벽도 무용지물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해킹당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관련기사

또 다른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미국의 지식심장부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제임스 루이스도 “해커와 전쟁에서 패배했다”면서 “현재 국내 안전한 컴퓨터는 한 대도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헨리는 해킹 방어 기술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변화 없이는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들이 더 안전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중요 데이터 보호에 대해서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