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분리뷰]동접 62만 신드롬 ‘룰 더 스카이’

일반입력 :2012/03/25 16:31    수정: 2012/03/26 09:34

전하나 기자

보안업체 지니네트웍스에는 최근 특별한 문화가 생겼다.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활용해 함께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다소 보수적이고 경직된 일을 하는 보안회사에 이 같은 바람을 불러온 게임은 바로 ‘룰 더 스카이’다. 직원들은 이 게임을 하는 시간을 농담 삼아 ‘룰 더 타임’이라고 부르곤 한다.

룰 더 스카이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한 안드로이드 통계분석 사이트가 지난 1월 한달간 250만명의 스마트폰 사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게임의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51분30초. 카카오톡(42분)을 제친 기록이다. 대체 이 게임의 인기요인은 뭘까.

■게임 속 친구가 바로 재미 요소

직장인 김하연㉙씨는 요즘들어 남자친구에게 “카톡해” 혹은 “전화해”라는 말보다 “페이버(Favor) 해줘”라는 말을 더 자주한다.

페이버는 룰더스카이 내에 있는 일종의 아르바이트 시스템이다. 이용자는 자신의 친구 리스트에서 페이버 요청이 떠 있을 경우 이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친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동시에 골드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룰 더 스카이에는 친구들과 교류하는 다양한 소셜 요소가 마련돼 있다. 페이버 외에도 친구가 수확을 하지 않아 썩어버린 농작물을 되살려주는 ‘도와주기’ 등을 통해 수확량과 경험치 2배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소셜 스코어를 바탕으로 나만의 친구 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룰 더 스카이만의 색다른 묘미다. 소셜 스코어는 친구 섬을 방문하거나 페이버, 선물하기 등이 +요인으로 훔쳐가기는 –요인으로 계산된 결과다.

이렇게 소셜 인터렉션을 점수화해 게임 내 친구들의 순위를 매기는 것은 이용자간 교류에 대한 동기부여를 지속적으로 가능케 한다는 평가다. 해당 스코어는 일주일에 한번씩 초기화된다.

JCE 관계자는 “기존의 게임은 최근에 친구가 된 사람들을 우선순위로 볼 수 있게 했는데 사실 빈번하게 교류하는 사람들이 맨 뒤 페이지에 있다면 소셜이라는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룰 더 스카이는 이러한 부분을 세심하게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의 오묘한 심리를 반영한 영리함도 돋보인다. 이 게임에는 썩어버린 농작물을 되살려주는 것 뿐 아니라 게으른 친구들의 농작물을 훔치도록 하는 ‘반전’ 요소가 담겼다. 때문에 친구들끼리 서로의 작물을 훔쳐가지 않도록 견제하며 스릴 넘치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는 소셜게임의 기본 요소인 협동과 더불어 경쟁을 가미함으로써 재미의 범주를 넓히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반할 만한 동그란 섬이 내 품 안에

기존의 소셜게임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해온 틀에 박힌 공간에서 벗어나 동그란 섬을 콘셉트로 차별화한 것 또한 룰 더 스카이만의 특징이다.

JCE 관계자는 “마름모꼴이 게임을 만드는데 리소스적인 측면에선 효율적일 수 있으나 스토리텔링에는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섬과 섬이 연결되면서 이뤄지는 소통이 룰 더 스카이의 핵심 가치이자 동시에 소셜게임의 의미”라고 했다.

이러한 철학을 밑바탕에 두고 구현된 그래픽도 뛰어나다. 게임에선 나의 섬에서 친구들의 섬을 방문할 때 비행선을 타게 되는데 비행선을 타고 이동하는 화면이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다. 특히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 콘셉트를 잘 살려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된 건물은 매우 직관적으로 표현돼 있다. 화면을 확대했을 때도 그래픽이 깨지지 않고 오히려 선명함을 더해 시각적으로도 세련미가 느껴진다.

이용자 성향에 맞춰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꾀한 점도 인상적이다. 이용자는 떠다니는 구름을 터치해 비를 내릴 수 있고 지역별 날씨에 따라 자연 강수 효과와 같은 재미난 반응들을 맛볼 수 있다. 현실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시간에 따라 밤낮이 게임 내 적용, 이용자가 게임 속 세계를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도 강화했다.

결국 이 게임의 인기를 뒷받침하는 요인은 이 같은 세밀한 설계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게임 내 작은 오브제부터 밑바탕에 깔린 방대한 세계관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개발사의 기민함과 노력이 엿보인다.

최근 이 게임은 일평균이용자(DAU) 62만명, 월매출 30억원을 돌파했다. 모바일게임으로는 신드롬에 가까운 실적이다. 또 하나의 ‘국민게임’이 탄생한 것이다. 현재 이용자가 몰리다보니 접속오류·정체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JCE측의 24시간 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하니 곧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룰 더 스카이 평점

그래픽 ★★★★★ 따뜻한 색감과 정교한 오브제

게임성 ★★★★★ 친구와 함께 즐기는 협동 플레이 ‘굿’

관련기사

조작성 ★★★☆☆ 직관적이나 버벅거림 해결 요망

편의성 ★★★★☆ 배려가 느껴져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