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기대하고 있는 블리자드의 신작 RPG(역할수행게임) 디아블로3(이하 디아3)의 출시 소식이 지난 15일 오후 10시 기습적으로 발표되자 국내 업체들이 당황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내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인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이 디아블로3의 기습적인 출시 일정 공개로 인해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체 관계자는 “4월 말 경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애매한 시기에 출시하게 돼 불가피하게 마케팅 일정을 수정해야할 것 같다”며 “5월 내 공개 서비스를 준비 중이었는데 당겨야할지, 미뤄야할지 회의를 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업데이트를 잡고 4월 중순부터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한 퍼블리셔 역시 고심이 커졌다. 본지 기자와 통화를 한 관계자는 “어제 밤에 회사로 모두 복귀해 대책 마련 회의를 진행했다”며 “일단 디아3는 최대한 피하고 보자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5~8개 업체가 디아3로 인해 마케팅 및 출시 일정을 고심하고 있다. 사실상 디아3가 빠르면 4월말, 늦으면 6월경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5월15일 출시라는 점은 국내 개발사 및 유통사 입장에서 매우 뼈아픈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장르가 겹치지 않아도 디아3의 돌풍이 줄 타격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망됐다. 한 애널리스트는 “디아3의 출시는 스타크래프트2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리그 오브 레전드나 기존 인기 게임들도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디아3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국내 게임과 격돌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미 스타크래프트2 출시 당시 국내 온라인 게임들은 장르와 상관없이 동시 접속자 및 매출이 하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디아3는 그때보다 더하지 않겠냐는 것이 업체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에 출시가 될 예정인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와 넷마블의 ‘리프트’, 쿤룬코리아의 ‘천자전기 온라인’ 등도 블리자드의 광풍을 ‘정면돌파’ 해야 할 입장에 놓였다. 이 게임들은 디아3와 함께 상반기 빅4로 불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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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3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따라 국내 게임 시장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현금 경매장 기능의 구현 유무와 디아블로2의 재미 요소 중 하나인 PvP 기능 도입 등에 따라 파급 효과는 6개월에서 1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업체 관계자는 “디아3는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 입장에서는 매우 곤란한 존재”라며 “우선적으로 디아3을 어떻게 피해 마케팅을 하고 살아남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