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세서리 업계 "새 아이패드? 관심 없어요"

일반입력 :2012/03/12 15:10    수정: 2012/03/12 17:39

국내 아이패드 케이스 시장이 잠잠하다. 애플 신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국내 액세서리 업계가 새 아이패드를 두곤 미온적인 반응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새 아이패드 전용 케이스를 제작할 계획이거나 혹은 검토 중인 업체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패드2 때만 하더라도 국내 출시 이전부터 중국 공장 쪽에 도면을 구하려던 분위기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지금까지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업계는 애플 제품이라면 전용 케이스 제작을 마다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자체가 아이폰 국내 도입과 함께 태생했고, 애플 제품 위주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가령 지난해 8월 아이폰4 예약판매 물량이 일반 소비자 손에 돌아가기 전부터 주요 액세서리 업체는 아이폰4 전용 케이스를 다량 확보한 채 판매 시기만 기다렸다. 출시 초기 시장 판매가 제일 잘되고,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8일 발표된 새 아이패드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업계서는 애플 신제품이 나왔지만 경쟁적으로 달려들 필요를 못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언제 팔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우선 업계에서는 국내 출시 시기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위험 요소라는 인식이 강하다. 2차 출시 국가에도 포함되지 않은데다 국내와는 다른 방식의 LTE 통신 규격 때문이다.

주요 케이스 업체 한 관계자는 2차 출시국가에는 포함될 것이란 예상과 함께 마케팅을 준비해왔지만 아이패드2 때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해 봄 철 주력 제품을 바꿔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아이패드2의 경우 미국에서 지난해 3월초 발표, 국내 출시는 4월 말이었다. 약 두 달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새 아이패드는 훨씬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서도 수량이 부족하단 소식이 계속 전해지는 가운데, 국내 실정에 맞게 LTE 주파수 대역이 조정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출시는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예상되는 출시 일정조차 없는데 미리 제품을 준비했다가 창고 안에 쌓아두기만 하는 악성재고를 떠안을 필요가 있겠냐는 입장을 내비쳤다.

마니아 사용자들이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 와이파이 버전을 구해온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그 정도 수요로는 투자수익률(ROI)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얼마나 팔릴지도 장담할 수 없어

판매량 때문에 전용 케이스 출시 준비를 꺼리는 업체도 적지 않다. 아이패드 시리즈는 태블릿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터라 전용 액세서리는 다른 태블릿용 제품과 비교해 그 수가 다양하고 매출도 가장 크다. 하지만 그다지 좋은 성과는 아니었다는 지적이 많다.

한 액세서리 유통 총판 업체 대표는 “아이패드 케이스로 재미를 본 업체는 손에 꼽기도 어렵다”며 “대부분의 총판이 준비했던 수량을 제대로 팔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내 아이패드 판매량이 액세서리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에는 미미한 수량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아이폰 케이스처럼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달려들 시장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이패드2와 비교해 새 아이패드의 두께만 변한 것도 전용 케이스 제작, 판매를 꺼리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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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체 관계자는 아이폰4S가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라며 가로, 세로 길이가 똑같아 전면 커버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후면 케이스만 따로 제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이폰4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4S 케이스처럼 아이패드2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지속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차라리 10인치 전후의 태블릿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파우치 형태의 제품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이도 많다. 이동 중 사용하지 않을 때 완전히 담는 형태의 파우치가 아이패드 시리즈 전 제품은 물론, 타사 태블릿 사용자도 구매층으로 확보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