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군침" 가전 유통 지형 바뀔까

일반입력 :2012/03/09 15:54    수정: 2012/03/09 16:09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가전 및 IT기기 유통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하이마트에 이어 전자랜드까지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대적인 유통지형 재편이 예상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 매각 주간사를 통해 SK네트웍스가 단독으로 인수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롯데나 신세계와 같은 다른 유통 강자는 하이마트 인수에 집중하는 분위기인 만큼, 업계는 SK네트웍스의 전자랜드 인수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기에 롯데마트가 지난해부터 디지털파크를 통해 가전 유통을 강화한데 이어 하이마트 매각이 추진되며 관련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여기에 전자랜드까지 매각 대상에 올라 가전 유통 시장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신사업 부문인 IT 관련 유통을 크게 강화 중이다. 이 회사는 유명 애플프리미엄리셀러(APR) 컨시어지 사업자인 LCNC를 지난해 인수하는가 하면 유상 증자로 2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LCNC를 자회사로 편입한 시점은 LG상사가 픽스딕스를 통한 디지털카메라 유통 사업을 포기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이 회사는 해당 매장을 대부분 인계받고 한 순간에 소형 IT 기기 시장의 강자가 됐다.

전자랜드와 하이마트 매각이 완료되면 가전 제품 유통의 새판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가전 양판 유통은 하이마트, 삼성 디지털프라자, LG 베스트샵, 전자랜드 순의 규모로 이뤄졌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전문 양판점이고, 삼성 디지털프라자와 LG베스트샵은 제조사가 직접 유통하는 계열사다.

가전 전문 양판점 2곳의 매각이 종료되면 사실상 국내 유통 대기업과 제조 대기업의 판이 된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도 가전 유통을 늘리고 있다. 단적인 예가 유통업체가 기획하는 자체 브랜드(PB) 저가 TV다.

눈여겨 볼 점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오프라인 가전 유통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전 유통은 식품이나 패션에 비해 수익이 적지만, 기업 성장을 위한 신사업으로 낙점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매출 규모가 크고, 기존 업체 인수는 신규 진입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사업 전개가 용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타업종에 비해 유통 경쟁자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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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가전업계 인수합병 시장이 과열된 터라 조심스럽게 내다봐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주요 가전 양판점이 매물로 나온 상태에, 제조 업계인 대우일렉과 웅진코웨이가 매각 절차를 앞두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워낙 시장 규모가 커서 동전 뒤집듯이 주인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대기업 진출 의지가 강해 큰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