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와 무선사업부간의 대규모 인력 재배치가 이뤄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에서는 이종 사업 간 본격적인 컨버전스 체제로 돌입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카메라 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 이미징사업부 소속 인력이 스마트폰 및 태블릿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무선사업부로 재배치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처럼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소속 직원이 무선사업부로 옮겼다고 하더라도, 이는 삼성전자 완제품 조직 내에서 신종균 사장이 총괄하는 IT·모바일(IM) 사업 내부 인력 순환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 사업부의 인력을 줄이는 것이 아닌 순환 배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카메라도 갤럭시처럼”
삼성전자의 이같은 카메라 사업 육성 의지는 지난해 미러리스 카메라 NX200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와 연계한 카메라 사업 발전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당시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총괄하는 한명섭 전무는 신종균 사장이 무선사업부와 함께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지휘하게되면서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 태블릿, TV, 프린터까지 연계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남병덕 삼성전자 NX상품개발팀 전무는 (삼성전자가 개발중인 바다OS와 같은) 모바일 운영체제가 카메라에 탑재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바일 운영체제를 디지털카메라에 탑재하려는 움직임은 삼성 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열린 CES 2012에서 즉석카메라로 잘 알려진 폴라로이드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디지털카메라를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최근 주력 종목인 스마트폰을 디지털카메라와 접목시킬 것이라는 징조는 꾸준히 관측돼 왔다.
지난해 7월부터 무선사업부를 담당한 신종균 사장이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함께 총괄하게 된 점이 가장 큰 변화다. 당시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의 앞선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카메라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연말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서는 신종균 사장과 윤부근 사장이 삼성 완제품 조직을 투톱 체제로 이끌게 됐다. 이는 삼성 주력 사업인 휴대폰과 TV 사업의 경쟁력을 각각 PC, 카메라, 네트워크 장비, 프린터나 생활가전에 접목시켜 사업조직간 경쟁력 편차를 줄이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 색깔 묻어나는 신제품 대거 출시
이러한 삼성전자의 의지는 최근 출시된 디지털 카메라 신제품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미러팝(MV800)에 적용된 특허기술 180도 플립 아웃 디스플레이나 셀프 카메라 사용자를 위한 전면 LCD를 채용한 듀얼뷰(DV) 시리즈처럼 신기능 카메라를 꾸준히 내놓고 있는 것. 최근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진 PL120도 전면 LCD를 장착한 카메라다.
이를 두고 외산 카메라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디카 사업 후발 주자지만 향후 변화될 카메라 시장에는 가장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평했다. 무엇보다 업계서는 2014년을 전후로 미러리스 카메라 점유율이 DSLR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미러리스 카메라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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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내에 NX20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들어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가 쏟아져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세계 주요 카메라 업체는 소니 넥스-7을 필두로 후지필름 X-프로1, 올림푸스 OM-D 등 보급형 DSLR을 빠르게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플래그십 미러리스를 연이어 선보였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카메라 마케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며 삼성이 줄곧 밝혀온 것처럼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컨버전스 형태의 카메라가 나오면 이 시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