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엘피다의 파산이 세계 메모리 업계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금까지 반도체 업계의 주된 예상은 엘피다 파산이 우리나라 업체 D램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어왔었다.
하지만 향후 엘피다와 도시바 간의 움직임에 따라 모바일D램, 낸드플래시를 통합한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 경우 우리업계에 지금까지보다 강력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엘피다와 도시바, 마이크론이 합쳐진다면
전동수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지난 6일 반도체산업협회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엘피다가 도시바, 마이크론과 합쳐진다면 강한 경쟁자가 생기는 꼴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동안의 예상은 12%의 D램 시장점유율을 가진 엘피다의 몰락으로 우리나라 업체들에게 지분확대 효과라는 반사작용을 가져다 줄 것으로 에상돼 왔었다 .
하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모바일로의 IT중심축 이동에 따른 제품 다양화 측면에서 엘피다의 매각, 도시바의 인수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 경우 오히려 국내업체들에 대한 부작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엘피다는 D램업계 3위, 모바일D램 업체 중에서도 3위업체다. 그러나 모바일D램 시장에서는 단순히 순위로만 평가하기 어렵다. 모바일D램 시장에서 의미 있는 수치의 점유율로 양산을 하고 있는 업체는 지난 3분기까지 삼성전자, 하이닉스, 엘피다, 마이크론 등이다.
여기에는 모바일 시장이 기존 PC 시장과는 달리 기기의 사양이 판이하다는 특성도 작용한다.
메모리 용량 뿐 아니라 업체별로 요구하는 부품의 크기까지도 달라 D램, 낸드플래시를 함께 공급하는 종합메모리 업체가 상대적으로 대응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에 D램과 낸드를 통합한 멀티칩패키지(MCP)로 공급하는 양상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모바일 시장상황에서 '엘피다의 몰락→도시바의 인수' 라는 수순이 이어진다면 지금보다 더 세진 진 추격자를 만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도시바, 이미 모바일분야에서 거리 크게 좁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은 1위는 삼성전자가 54%, 하이닉스가 21%, 엘피다가 18% 등이다. 마이크론 점유율이 5%, 이외 기타 업체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공정이 일반 D램에 비해 까다로워 타이완 업체의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엘피다가 자금난에 몰려 모바일D램 분야를 낸드플래시 2위 도시바나 4위 마이크론에 매각할 경우 낸드플래시, 모바일D램을 합한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메모리 업계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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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는 지난 2분기 일본 지진 이전인 1분기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0.3%p 격차까지 줄인 바 있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이 부상하며 모바일D램, 낸드플래시 통합 업체가 유리한 구조가 됐다”며 “마이크론은 모바일 D램이 부진하고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만 있어 엘피다 모바일D램 기술이 필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