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 파도에 웨이브3 찬밥

일반입력 :2012/03/07 14:44    수정: 2012/03/07 16:17

김태정 기자

“웨이브3? 없어요.”

삼성전자 스마트폰 야심작 ‘웨이브3’가 휴대폰 유통가서 찬밥신세다. 판매량 부진은 차치, 파는 곳을 찾기도 쉽지 않다.

웨이브3는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 대신 자체 운영체제(OS) ‘바다2.0’을 탑재한 제품. 구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삼성전자 노력의 산물이기에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였었다.

7일 휴대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웨이브3의 하루 개통량은 전국서 수백대 수준이다. 유통을 단독으로 맡은 KT와 제조사인 삼성전자 모두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KT 대리점과 개인사업자 판매점들은 대부분 웨이브3를 주력에서 제외했다. 서울 시내 휴대폰 매장 10여 곳을 찾아본 결과 웨이브3를 입고조차 안 한 곳이 많았다.

포털 네이버와 다음 등에도 제조명 ‘SHW-M410K’가 아닌 웨이브3로 검색하면 ‘출시예정’이라는 안내가 뜬다. 지난달 14일 출시 후 20여일이 지났지만 삼성전자와 KT 모두 이를 두고만 봤다.

KT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모으기에 분주해 3세데(3G) 웨이브3에 할애할 마케팅 전력이 부족하고,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노트’ 판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출시 계획이 없다.

KT 관계자는 “갤럭시노트를 비롯한 LTE 지원 제품이 현재 스마트폰 주력”이라며 “웨이브3의 흥행여부는 더 두고 볼 일”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에게도 웨이브3는 매력이 떨어진다. 국내서만 2천500만명 이상이 쓰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구동 못하고, 바다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부족하다.

삼성전자가 고급형 사양의 웨이브3를 전작 대비 20만원 저렴한 49만원에 출시하는 고육책을 쓴 것도 이 같은 약점들 때문이었다. KT 월 4만4천원 2년 약정 요금제 가입시 이른바 공짜폰이다. 웨이브3의 부진이 삼성전자에게 더 아픈 이유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바다 확산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안드로이드 제품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바다를 성공시키기가 어렵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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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바다용 애플리케이션을 전 세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며 “웨이브 시리즈의 장기적인 성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주력 갤럭시노트는 이동통신3사 합쳐 일 개통량 1만5천대 정도를 기록 중이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67%를 기록했다. 마의 70%대 돌파도 노리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