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반투명한 컴퓨터 화면에 띄운 입체 이미지를 만지고 옮길 수 있는 기술이 소개돼 화제다. 키보드와 마우스 없이 컴퓨터와 사용자가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색다른 방식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응용과학그룹(ASG)은 28일(현지시각) 회사가 후원하는 기술 행사 '테크포럼 2012'를 통해 3D 투명 디스플레이와 심도 카메라 기술을 응용한 신개념 컴퓨팅 인터페이스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컴퓨터 앞에 서서 화면을 띄우면, 그 투명한 스크린 뒤로 손을 넣어 스크린에 표시된 물체들을 맨손으로 집어들거나 옮길 수 있다. 화면에 펼쳐진 사진 등의 '파일'을 한데 모으거나 쌓아올리는 등의 조작도 맨손으로 할 수 있다.
프로젝트 공식명칭은 '시스루 3D데스크톱(See Through 3D Desktop)'이다.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소속 박사과정 학생인 이진하 씨는 자신이 MS 연구소 인턴으로 3개월간 있으면서 독립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를 소개한 유튜브 영상에 함께 등장하는 MS 연구원 카티 불랜저가 그의 멘토였다.
이 씨는 현재 디스플레이의 기본을 이루는 '픽셀'이 미래에는 공기 중에 떠다닐 것이라며 이것이 웹서핑, 디자인, 원격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크게 바꿔 놓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사용자의 손 위치와 동작을 인식하기 위해 키넥트 센서의 심도 카메라와 공간인식 기술이 동원됐다. 화면상의 3D 물체에 신호를 보내 반응시키는 원리다. 투명한 OLED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삼성과 MS의 합작품 같지만, 2가지를 합쳐 3차원 투명 공간을 만드는 아이디어는 이 씨가 내놓고 구현한 것이다.
디스플레이에 적용된 센서는 키넥트처럼 사용자 손동작만이 아니라 머리 움직임과 눈의 위치까지 추적한다. 3D 이미지로 표시되는 가상 컴퓨터 공간을 사용자 시점에 알맞게 조절해서 표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MS 연구소가 해당 시연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
일부 외신은 시스루 3D 데스크톱을 지난해 10월 MS 영국 연구소가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NUI) 연구의 일부로 선보인 캠브리지대학 연구실의 '홀로데스크' 프로젝트와 연관지어 보도했다.
홀로데스크도 키넥트 센서를 기반으로 가상 3D 물체를 맨손으로 다루는 컴퓨팅 인터페이스로 묘사됐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사실과 다를 수 있다.
이 씨는 해당 프로젝트가 독립적으로 진행됐고, 사용된 기술도 다르다며 (홀로데스크와 달리) 단순히 조작하는 센싱 기술보다 윈도 또는 맥OS같은 환경에 적용가능한 사용성에도 초점을 맞춘 연구라고 말했다.
한편 MS는 테크포럼에서 프로젝터를 통해 실물 영상을 원격 공유하는 '일루미셰어' 기술과 윈도폰, 키넥트 통합을 시도한 증강현실(AR) 응용기술 '홀로플렉터'도 함께 선보였다.
▲ MS 연구소가 공개한 시스루3D데스크톱 기술 시연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