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KAIST 최연소 박사 이슬기씨

일반입력 :2012/02/24 16:09    수정: 2012/02/25 00:22

송주영 기자

“연구하는 재미에 밤낮없이 랩에 있었지만 최연소 박사라니 앞으로 더욱 분발해야 되겠네요”

24일 열린 KAIST 학위수여식에서 스물다섯 나이에 최연소 박사학위가 나왔다. 주인공은 전기및전자공학과(지도교수 유회준)를 졸업한 이슬기 박사. 이 박사는 최연소 박사 타이틀을 거머쥔 동시에 유럽 최대 전자연구소에 입사했다.

이 박사는 오는 3월부터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 위치한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유럽 최대 전자연구소인 IMEC-NL(Interuniversity Microelectronics Center)에서 일하게 됐다. 이달 말 출국할 예정이다. 1987년생인 이슬기 박사는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조기졸업하고 지난 2004년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3년 만에 학부 과정을 마치고 KAIST 대학원에 진학해 5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슬기 박사는 학부 3학년이던 2006년, ‘웨어러블 헬스케어’에 대한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URP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2위에 입상한 실력파다.

동 대학원에 진학해 반도체시스템연구실에서 ‘웨어러블 헬스케어용 SoC 및 관련 시스템’에 연구를 수행했다.

학부 때부터 한 우물만 계속 파온 이 박사의 대학원 연구실적은 초인적이다. 세계 최고의 학술 대회인 국제고체회로소자회의(ISSCC)를 포함해, 미국, 일본, 유럽, 대만 등에서 주최됐던 학회에서 총 11개의 논문을 발표하고 10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일반적으로 회로설계 분야에서 대학원과정 동안 ISSCC와 같은 세계적 학회에서 논문을 1편 이상 발표하기가 극히 드문 점을 감안할 때 11편의 논문이 채택되고 그중 3편이 우수 논문에 선정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해는 언제 어디서나 간단하게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착용형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을 개발해 국내외에서 커다란 관심을 받았다.

이 박사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최첨단 나노전자기술을 선도하는 유럽연합(EU)의 중심 연구기관인 IMEC에서 일하게 됐다. 이 연구소에는 저전력 생체신호 검출, 처리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대거 모여있다.

이 박사는 “학부시절부터 관심이 있었던 분야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기면서 연구했더니 뜻밖의 좋은 성과를 낸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제도가 더욱 활성화되면 훌륭한 연구 성과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해외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뒤 한국으로 돌아와 후배를 양성하는 일에 힘쓰고 싶다”며 “남자가 80% 이상 차지하는 이공계에서 여성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의 멘토가 돼서 창조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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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KAIST 학위수여식에서는 이슬기 박사를 포함해 박사 442명과 석사 1천102명, 학사 830명 등 총 2천374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이날 서남표 총장은 제러드 리 코흔 카네기 멜론대(CMU) 총장과 민계식 현대중공업 전 회장에게 각각 명예 과학기술학 박사학위를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