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3G에 이어 4G LTE(Long Term Evolution)도 이동전화 재판매(MVNO) 의무서비스로 지정하는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현행 MVNO법에는 의무제공사업자와 의무서비스가 각각 SK텔레콤과 2G(셀룰러)·3G(IMT-2000)로 한정돼 있다. 와이브로는 제외됐다.
이는 2G·3G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약관 인가대상 사업자)인 SK텔레콤에게 주파수와 망이 없는 MVNO에게 이를 임대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이동전화 경쟁을 활성화시킨다는 취지였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3월 중 MVNO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LTE를 의무서비스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통신3사가 스마트폰의 확대와 함께 올 연말까지 LTE 가입자를 1천400만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MVNO 의무서비스에 LTE가 제외돼 있어 현실을 반영치 못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특히, 이통사뿐만 아니라 제조사마저 LTE 단말 생산에 집중하면서 MVNO업계는 가뜩이나 어려운 단말수급에 고초를 겪고 있다.
또, LTE 서비스의 확산으로 초고속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MVNO는 느린 모바일 인터넷으로 경쟁을 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다.■LTE 의무서비스 지정, 어떻게?
LTE를 의무서비스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내년 10월로 종료되는 MVNO법이 한시법이란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많지 않다. 더욱이 LTE의 확산 속도가 빨라 법 개정이 지연될수록 MVNO 활성화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방통위에서도 이를 감안해 법 개정 작업 없이 LTE를 의무서비스에 넣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행법상 MVNO 의무서비스인 ‘IMT-2000’의 범위에 LTE를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3G로 분류되는 IMT-2000 서비스는 초기 버전인 CDMA2000, EV-DO1x를 포함해 HSDPA, HSUPA, HSPA+, EV-DO 리비전A·리비전B 뿐만 아니라 LTE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이통3사가 서비스 중인 4G LTE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통신규격 상 4G 서비스가 아니다. ITU의 4G 규격은 저속이동(고정) 시 1Gbps, 고속이동 시 100Mbps의 전송속도를 제공해야 한다.
이통3사가 제공 중인 4G LTE는 다운로드 75Mbps, 업로드 37.5Mbps를 지원한다. 업계에서 현재 LTE 서비스를 ‘3.9G’라고 부르는 이유다. LTE의 경우 ‘LTE-Advanced’부터 4G로 인정하고 있다.
■통신비·단말할부 인하 위해 불가피
더욱이 LTE가 MVNO의 의무서비스 지정이 불가피한 이유는 3G-4G 간 유심 호환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LTE 전환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나타내는 LG유플러스의 경우 3G 사업을 포기한 탓에 LTE로 가입자가 넘어갈 경우, 유심 이동이 불가능하다. 특히 LG유플러스가 VoLTE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어 LTE가 의무서비스로 지정되지 않을 경우 MVNO간 유심이동은 사실상 차단된다.
현재 LTE 단말이 3G와 4G 모뎀을 모두 탑재한 DBDM(Dual Band Dual Mode) 기반이라 LTE가 의무서비스로 지정되지 않아도 3G-4G 간 유심만 허용돼도 되지만, 향후 싱글모드의 VoLTE 단말이 보급될 경우 MVNO와 LG유플러스 간 번호이동은 사실상 차단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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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MVNO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MVNO의 서비스 범위를 LTE로 확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블랙리스트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도 LTE 의무서비스 지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수의 방통위 관계자는 “내달 중 MVNO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방통위가 김충식 상임위원을 MVNO 준비상황점검반장으로 선임한 것도 그만큼 활성화의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니만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