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명 KT “네트워크는 민자 고속도로”

일반입력 :2012/02/22 10:23    수정: 2012/02/22 12:10

정윤희 기자

“네트워크가 공공재라는 것은 오해다. 따지자면 민자 고속도로인 셈이다.”

표현명 KT 사장이 최근 불거진 네트워크 투자분담금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네트워크는 통신사가 연 3조원 이상 투자비를 투입한 사유재이기 때문에 아무나 마음껏 써도 된다는 것은 오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삼성전자 스마트TV 접속차단 당시 불거졌던 논란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표 사장은 22일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미래포럼에서 “네트워크는 계속 고도화를 시켜야하는데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통신사가 한 해 영업이익 2조원 내는 것이 힘든 상황에서 3조5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구축한 사유재”라고 말했다.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민자 고속도로에 비유했다. 표 사장은 “민자 고속도로에 일반 차량이 톨게이트비를 내고 지나갈 때는 문제없지만 옆에 별도의 진입로를 내고 과적 차량을 몰고 들어와서 휴게소에서 물건까지 파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발언 역시 직접적으로 삼성전자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스마트TV에 대한 비판으로 볼 수 있다. 그는 “과적차량이 다녀 패인 고속도로의 유지보수는 누가 하나”고 되물으며 “패인 고속도로 때문에 손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정당하게 톨게이트비를 내고 다니는 일반 차량”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지난 10일 삼성전자 스마트TV가 고화질 대용량 동영상 송출로 통신망의 블랙아웃을 일으킬 수 있다며 앱스토어 접속을 차단했다. 이후 닷새 만에 방통위의 중재로 차단을 해제하고 망중립성 정책자문위원회에서 삼성전자 등 제조사와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키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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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사장은 강연 후 “삼성전자와는 방통위 주도의 협의체에서 논의가 잘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통신사가 투자여력이 없어 나가떨어지면 이후 네트워크는 누가 구축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건전하게 ICT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는 피해가 안 가도록 하는 사업자간의 공동 컨센서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