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T 싸움에 ‘바다폰’ 휘청

일반입력 :2012/02/13 10:06    수정: 2012/02/13 18:00

김태정 기자

스마트TV 망 이용료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KT 간 싸움이 스마트폰 시장서도 재현될 위기다. 삼성전자 자체 모바일 메신저 ‘챗온’ 확산 전략에 KT가 제동을 걸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번 주 KT로 스마트폰 신작 ‘웨이브3’를 출시한다. 자체 운영체제(OS) 바다2.0을 탑재한 야심작이지만 챗온을 뺐다.

챗온은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처럼 휴대폰 이용자 간 메시지를 주고받는 무료 서비스.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초부터 기획해 최근 해외에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서도 전략 스마트폰들에 챗온을 기본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이동통신사들의 반대에 일단 관망하는 모습이다. 카카오톡 때문에 망부하와 문자 매출 감소를 겪는 이동통신사들에게 ‘챗온’이 달가울 리 없다. KT 역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은 가운데 ‘챗온’과 관련, 부정적 뜻을 삼성전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자체 OS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3’에는 챗온을 꼭 넣으려 했었지만 이 역시 이동통신사 반대에 막혔다. 웨이브3 출시가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1월, 다시 이달로 누차 미뤄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결국 삼성전자는 웨이브3 출시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챗온을 빼고 KT와 협상을 최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챗온은 해외 시장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라며 “수일 내 웨이브3를 출시해 바다 OS 지분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챗온 확산 전략은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카카오톡도 밀어내려는 가운데 ‘삼성 메신저’를 지원할 가능성은 미미하다. 챗온이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삼성전자가 총력전에 나서면 어찌 될 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KT는 스마트TV 망 이용료를 놓고 격돌한 상황. KT는 인터넷에 부하가 많이 걸린다며 지난 10일 오전 9시 삼성전자 스마트TV 접속 제한을 강행했다.

관련기사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KT를 상대로 ‘인터넷서버 제한행위 중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양사 갈등이 극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이 망 부하 원인이 되는 서비스들을 최대한 제한하려 한다”며 “스마트TV는 물론 모바일 메신저와 다른 서비스들로도 눈엣 가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