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스마트TV 접속제한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스마트TV가 고화질 대용량 동영상을 전송해 통신망의 과부하를 일으킨다는 이유에서다.
KT는 9일 세종로 KT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0일부터 스마트TV에 대한 인터넷 접속제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용자들은 스마트TV로 TV를 시청하거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접속하는 것은 제한된다.
김효실 KT 스마트네트워크전략TFT 상무는 “자체 조사 결과 스마트TV는 IPTV에 비해 5배에서 15배까지도 트래픽 과부하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스마트TV가 활성화될수록 트래픽 과부하 가능성이 커지는데 결국 대다수의 일반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접속제한의 목적은 제조사와 통신사가 망 대가를 포함한 큰 틀의 협력 방안을 마련해 성공적인 스마트TV 사업을 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생태계 공멸로 가기 전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KT는 접속제한 조치의 이유로 제조사와 최소한의 망 대가 산정을 포함한 협상을 하기 위함을 꼽았다. 지난해 통신사업연합회 등을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려 했지만 이를 제조사가 이를 회피했다는 주장이다.
김 상무는 “궁극적 목표는 국내서 스마트TV가 성공적으로 활성화되도록 통신사와 제조사가 롤모델을 만드는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신망 가치가 인정받아 통신사업자도 생태계 전체가 발전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김효실 KT 스마트네트워크전략TFT 상무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스마트TV 접속제한에 대한) 법률검토는 했나
기본적으로 법률검토를 다 마쳤다. KT의 통신망을 이용해서 무단으로 스마트TV 서비스를 하는 것에 대한 검토를 받았다. 우리가 접속제한이라는 조치를 통해서 망대가 산정을 포함한 협상을 진행함으로써 향후 원활한 스마트TV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TV 접속 제한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보나
해당 사안은 망중립성과 관련이 없다고 본다. 통신망을 무단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지 망중립성과 상관없는 영역으로 본다.
스마트TV 앱스토어 접속을 문제 삼았는데 무선의 경우 애플, 구글도 앱마켓이 있다. 이밖에도 아프리카TV 등 트래픽 과부하를 유발하는 다른 서비스도 있는데 이들도 대상인가
스마트TV는 고화질 대용량 트래픽을 장시간 흘려보내는 엔터테인먼트 단말이라 (애플, 구글 앱마켓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스마트TV가 확산될수록 통신망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신망에 대한 부담 차원에서 접속제한 조치를 하게 된 것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TV 사용 가구와 활성 가구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약 100만대 정도 판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중에서 실제로 스마트TV를 이용하는 비율은 약 10만대 정도가 되지 않나 추정한다. 이 추세는 상당히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판매대수와 이를 통한 초고속 인터넷 이용률도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TV가 더 활성화돼 트래픽 과부하를 유발하기 전에 통신사와 제조사 간 제대로 된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
경쟁 유선사업자(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역시 검토는 하지만 실행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KT의 경우 사업자간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 시청자를 볼모로 한 것 아닌가
지난 1년 동안 제조사, 통신사 간에 지속적으로 협상을 하자는 노력을 해왔다. 통신사업자연합회를 통해 공문을 발송하고 삼성전자 임원과 미팅하면서도 해당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나 수차례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상 진행이 안됐다.
(시청자를 볼모로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일반 이용자의 경우 초고속 인터넷 이용하거나 TV를 보는데 전혀 문제없다. 단시간 내 발전적 협상을 통해서 제조사와 통신사가 국내에서 성공적인 망대가 부담 모델을 만들어서 제대로 된 스마트TV 사업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 글로벌 롤모델이 되는 것이 목표다.
트래픽 과부하가 문제다. 무선으로 치면 카카오톡도 트래픽 과부하를 발생시킨다는 논쟁이 있었다. (접속제한 조치를)향후 무선으로 확대할 생각있나
트래픽 양에서 차이가 있고 유선과 무선은 유형에 따라 다르다. 현 상황 가장 문제는 스마트TV다. 스마트TV는 고화질 대용량 엔터테인먼트 단말이기 때문에 활성화될수록 네트워크 대역 독점이 심화된다. 기술적으로 분석해보니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서 97% 점유하게 되면 대다수 이용자의 인터넷 속도가 256배까지 저하되는 것으로 측정됐다.
결국 스마트TV로 인해 대다수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그것이 발생하기 전에 최소한의 망대가를 포함한 협상을 하자는 취지다. 정당한 대가를 받게 되면 네트워크 투자 여력이 생길 것이다.
IPTV 역시 네트워크를 사용한다. 실제로 스마트TV와 차이가 나는지 궁금하다
IPTV는 안정화, 최적화 과정을 거쳐 네트워크 부담이 상당히 적다. 스마트TV는 IPTV 대비 5배~15배 정도 네트워크 부담을 키우는 것으로 분석됐다. IPTV는 전국적인 서버 분산이 이뤄지며 한 번에 보내는 대역폭이 8메가 정도인데 스마트TV는 최대 25메가가 나온다. 스마트TV가 활성화 될수록 이 문제는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본다.
망대가를 산정하게 되면 과금 문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개인가구에 대한 추가 과금 계획이 있나
그런 문제는 추후에 검토될 사안이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TV의 초고속 인터넷 망에 대한 무단점유다. 통신망에 대한 가치는 인정돼야 한다. 스마트TV는 콘텐츠, 제조사, 통신사들의 성공적 결합을 통해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예상컨대 스마트TV가 활성화될수록 (제조사의) 협력이나 협조는 어려워지고 통신망 부담은 커진다. 지금 시점에서 협력모델을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트래픽문제 해결하려면 얼마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나
최소한의 망 대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검토를 해봐야할 사안이다.
제조사 측은 실제 트래픽 자료 등 망 대가에 대한 산출근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준비를 해야 할 상황이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우리나라에서 먼저 이용대가를 지불하게 되면 해외에서도 지불해야 된다. 우리나라 TV산업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데
글로벌 통신사업자들도 이미 이러한 니즈가 있다. 최근 비디오 동영상 과다트래픽이 증가하는 부분에 대해서 대가나 요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작년부터 해오는 상황이다. 때문에 KT를 선례로 해서 성공모델을 만들어서 가는 것이 제조사 입장에서도 맞다. 선제적으로 롤모델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제안인 셈이다.
최근에 통신망의 가치가 전혀 인정받고 있지 못한다. 지난 10년간 국내 100대 기업의 기업 가치는 5배 올라갔는데 통신사는 반토막 났다. 통신망 투자여력은 계속 소진되고 있고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나오는 모든 이머징 디바이스는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다. 새로운 서비스나 디바이스는 통신망에 대해서는 모르는 척한다. 공유재의 비극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생태계 전체가 공멸하는 상황이 된다. 이 상황이 되기 전에 이를 막자는 것이고, 여기에 특히 스마트TV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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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삼성전자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것 아닌가. 기술적으로 이용자 대란이 예측되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이용자 입장에서는 피해가 있을 수 있다
(접속제한으로 인한)이용자들의 피해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스마트TV 트래픽 과부하에 따른)대다수 이용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최적화 시점을 택해야 한다. 때문에 이용률이 더욱 높아지기 전에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 고심 끝에 나온 결정이고 빠른 시일 내에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