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바로보기⑥] 정부의 게임 규제, 업계 노력은 모르쇠
* 게임 규제 현실성 제로…문제투성이 법안
* 게임업계 자율 규제 해왔지만...
* 스웨덴 미디어 위원회 “폭력성 게임 연구 결과 오류 있어”
*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게임업체…이유는?
올해 최대 핫이슈는 게임 산업 규제다. 이 때문에 문화콘텐츠 산업 중 최고의 해외 실적을 기록해오던 대한민국 게임 산업이 역성장을 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가부는 심야 시간 청소년 게임 이용을 강제적으로 차단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내놨다. 문화부도 이와 비슷한 선택적 셧다운제를 통해 게임산업 진흥이 아닌 규제로 뒤돌아섰다. 교육부는 학원폭력의 원인을 게임으로 지목하고 쿨링오프제와 게임과몰입 치료를 목적으로 한 기금안을 마련한 상태다.
그렇다면 게임업계는 게임과몰입 등 게임 역기능을 방치하고 있었을까. 복수의 전문가는 게임업계도 매년 자율 규제를 통해 올바른 게임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을 해왔다고 설명한다.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강제적 규제안이 게임업계의 자율 규제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대표 게임사 넥슨, 올바른 게임 즐기기 리딩
넥슨은 게임 역기능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대한민국 대표 게임사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자녀사랑 알리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 서비스는 학부모들이 자녀가 이용하는 넥슨 게임의 일일 이용시간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달,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서비스 이용방법은 학부모가 넥슨 스쿨존에 마련된 알리미 메뉴를 통해 서비스 가입신청을 한 후,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자녀의 넥슨포털 아이디 등록과 자녀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서비스는 ‘서든어택’ ‘카트라이드’ ‘버블파이터’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등 넥슨이 서비스 중인 대부분의 게임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
앞서 넥슨은 지난 2004년 5월부터 자녀사랑 캠페인을 통해 학부모들이 자녀의 넥슨 게임 이용시간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해왔다. 또 이 회사는 게임이용등급안내, 저작권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는 저작권 보호, 게임 과몰입 여부를 진단하고 예방책을 알려주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네오위즈게임즈-웹젠, 게임 과몰입 자정 노력 한창
네오위즈게임즈도 넥슨 못지 않은 게임 과몰입을 방지책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자녀관리서비스’가 그것이다. 이 서비스는 아동과 청소년이 보호자의 관리·감독 하에 게임을 건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네오위즈게임즈가 마련한 자율규제 실행 방안 중 하나다.
학부모는 네오위즈게임즈의 게임포털 피망 홈페이지에서 자녀의 아이디를 등록 하고 간단한 동의 절차를 진행 하면, 게임 플레이의 데이터 열람 및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모든 게임에서 이용자들의 접속시간을 매 시간단위로 알려 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게임 시작 시 게임 과몰입 경고문구도 노출 하고 있다.
웹젠도 ‘부모안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는 만 20세 미만의 사용자가 통합 계정을 사용할 경우, 부모가 자녀의 게임 사용 시간과 결제 내역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웹젠은 건전한 게임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1318 알자알자 캠페인’과 자정 노력을 계속 진행하면서 게임과몰입 예방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계획이다.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킨 피로도 시스템 도입
수익에 극대화에 집중하기 보다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켜 게임 과몰입을 방지한 고육책도 있다. 바로 ‘피로도 시스템’이다. 지난 2004년 첫 도입된 이 시스템은 일정 시간 게임 즐기면 게임 내 캐릭터의 경험치와 아이템 획득에 불이익을 준다는 내용이 주다.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과 ‘던전앤파이터’,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NHN한게임의 ‘C9’,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액토즈소프트의 ‘다크블러드 온라인’ 등에 피로도 시스템이 적용된 상태다. 또 네오위즈게임즈의 온라인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2’, 웹젠의 ‘뮤 블루’ ‘썬:월드에디션’ 등의 게임에도 피로도 시스템이 추가 도입됐다.
피로도 시스템은 우리나라 뿐 아닌 중국에서도 도입했다. 중국 당국은 게임 접속을 강제로 막는 것이 아닌 하루 6시간 이상 게임플레이를 지속하면 게임 내 캐릭터가 경험치를 얻을 수 없도록 한 정책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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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게임사는 피로도 시스템이 수익 악화로 연결될 수 있어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게임과몰입 방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동참하고 있다. 게임역기능을 해결하겠다는 의지에서다.
한 업계고위관계자는 “게임업계도 게임 역기능을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왔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게임 시간을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도 속속 도입 중”이라며 “게임 내 피로도 시스템은 게임 이용자에게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점에서 효과가 높은 자율 규제다. 현 정부가 게임업계의 자율 규제 의지에 찬물을 끼얹으면서까지 강제적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