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바로보기⑥] 게임 규제 현실성 제로…문제투성이 법안

일반입력 :2012/02/09 10:50    수정: 2012/02/09 11:21

김동현

[게임 바로보기⑥] 정부의 게임 규제, 업계 노력은 모르쇠

* 게임 규제 현실성 제로…문제투성이 법안

* 게임업계 자율 규제 해왔지만...

* 스웨덴 미디어 위원회 “폭력성 게임 연구 결과 오류 있어”

*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게임업체…이유는?

게임 3단 규제로 정부의 게임 죽이기가 시작됐다. 보수언론과 정치권의 공조가 만들어낸 ‘게임=학교폭력’이라는 코드가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 세계 유례없는 청소년 인권 침해 사례로 기록될 이 황당한 법안이 제대로 시행될지 또 성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어른들의 이기심이 아이들을 불법으로 이끌지 않을지 우려된다.

게임을 시작한 후 2시간이 지나면 강제로 게임을 종료하고 10분 뒤 다시 접속하게 한다는 내용의 ‘쿨링 오프제’는 적용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모든 게임에 공통적으로 적용 시키기 어렵다. 장르마다 특색이 다른 온라인 게임에 한 가지 형태의 규제를 넣는 것은 도입 이후에도 여러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이 다른 부분도 큰 문제 요소다.

이미 셧다운제 적용 당시 콘솔과 모바일 플랫폼은 적용 자체에 대한 문제로 인해 난항을 겪었다. 특히 모바일은 부모가 휴대전화를 사줄 경우 사실상 적용이 힘들다. 콘솔 게임기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부모 계정이나 다른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게임에 접속할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셧다운제 적용 사례에서 노출된 이 문제는 쿨링 오프제 도입 이후 더욱 심각하게 확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한 실효성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본인 인증제 강화도 문제가 많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은 물론 외국 업체들도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본인 인증을 확대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과부가 제시한 등급 심의 강화는 게임의 질적 수준 하락의 결과로 이어져 수출 및 추가 사업에 막대한 손해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미 영화나 음악 등은 이와 비슷한 사례로 만든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음악 심의 잣대는 창작성 논란으로 한바탕 큰 문제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 개발자는 “세계적인 추세인 소셜이나 스마트폰 게임들은 폭력적인 요소보다 전 연령층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등급 심의 강화가 이뤄지면 창작성은 물론 개성도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외산 게임과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들은 콘텐츠의 경쟁력 무너질 경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몇 십 배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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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의 인재 하락 및 실업률 증가도 문제다. 정부의 규제로 인해 외국 업체로 다수의 인재가 나가는 상황은 이미 본지에서도 심각하게 다룬 부분이다. 결국 중국과 대만 등 신흥 온라인 게임 개발 국가들에게만 좋은 일 시키는 꼴이 됐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게임 콘텐츠 사업은 차세대 먹거리이자 전 세계 문화 트렌드의 중심”이라며 “이를 정부 스스로가 없앨 생각부터 하고 있는데 어떻게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냐”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