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해 뼈아픈 실적을 기록했다. 유선(PSTN)과 무선사업 등 주력 부문에서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됐다.
여기에 경쟁사보다 늦게 4세대 롱텀에볼루션(4G LTE) 시장에 뛰어든 것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KT는 6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22조원, 영업이익 1조9천573억원, 당기순이익 1조4천4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8.1%, 당기순익은 7.8%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4.5% 감소했다.
다만 이는 KT스카이라이프와 BC카드 연결편입에 따른 수치다. 이를 제외한 KT 별도 매출액은 총 20조1천670억원으로, 이를 지난해 별도 매출 19조9천180억원과 비교하면 약 1% 내외 성장한 셈이다.
별도 영업이익은 2조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조2천890억원을 기록해 1.3% 늘었다. KT스카이라이프 실적은 지난해 1분기부터, BC카드는 지난해 4분기부터 연결 편입됐다.
■자회사 연결로 외형은 늘었지만…
KT스카이라이프와 BC카드 등 자회사 연결로 외형은 늘었지만, 실제 수익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을 그나마 증가시킨 것은 단말기 유통에 따른 상품매출액의 증가다. 지난해 4분기 상품매출액으로 1조1천924억을 기록했다. KT는 스마트폰 출고 증가와 프리미엄폰 판매 증가로 전분기 대비 35.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SK텔레콤의 경우 상품매출액을 제외한 매출액을 발표하며, KT와 마찬가지로 단말기 유통을 직접 하는 LG유플러스는 이를 반영한 총 수익(매출)과 영업수익(서비스 매출)을 따로 내놓는다.
당기순이익에는 지난해 2분기 있었던 러시아 통신 자회사 NTC의 지분매각으로 발생한 중단영업이익도 반영됐다. 또 지난해 4분기 기타영업수익 3천965억원에는 부동산 유동화 관련 자산처분이익 2천958억원이 더해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KT가 K-리얼티 CR리츠에 보유 중이던 지사 20개를 매각하면서 발생한 이익이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유휴부동산 매각에 따른 매각 차익은 1회성 요인으로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크게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쓴 돈인 마케팅 비용은 늘어났다. KT는 지난해 4분기 5천479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집행해 전년 동기 대비 14.5%, 직전 분기 대비 23.6% 더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무선 매출, ARPU 모두 감소
KT에게 더욱 뼈아픈 것은 주력 사업인 유선전화와 무선분야 모두 수익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무선분야에서는 지난해 일괄 적용된 1천원 요금인하와 매출할인 요금제 비중 증가 등으로 매출이 1.3% 감소했다. 무선데이터 수익은 전년 대비 42.6% 증가해 전분기보다 7% 증가한 ARPU를 기록했지만, 음성통화 ARPU는 8.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선전화 매출은 전년대비 12.1% 감소했다. KT는 지난 2010년 PSTN 가입자가 142만명 감소했던 것에 비해 작년에는 절반인 71만명 감소에 그쳤다며 위안 삼았지만 향후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도 감소했다. KT는 지난해 2분기 ARPU 3만2천885원을 기록한 후 6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KT는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3만원 아래로 떨어진 후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4분기 2만8천826원의 ARPU를 기록했다.
향후 전망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KT는 올해 매출 목표로 지난해 별도 기준 실적보다 적은 수준인 20조원을 제시했다. 올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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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TE 가입자 유치 경쟁과 양대 선거를 앞둔 통신 요금 인하 압박 등으로 당분간 통신업체들에 대한 부정적인 실적 전망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학 KT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효율화와 가상화 기술을 적용한 LTE 서비스를 통해 품질 위주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올해는 금융, 방송 등 비통신 영역과의 컨버전스를 통해 장기 성장동력을 발굴해 내는 실질적인 그룹경영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