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해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에 웃고 카카오톡에 울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LTE 가입자 100만명을 모으는 등 선전 중이지만 망투자와 카카오톡을 비롯한 신규서비스 등장에 수익성에 발목을 잡혔다.
SK텔레콤은 2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 15조9천449억원, 영업이익 2조1천350억원, 순이익 1조5천8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3%, 10.4%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조9천303억원, 영업이익은 3천294억원, 순이익 1천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3.3%, 영업이익 38%, 순이익 48.9% 각각 줄어든 수치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3만3천175원을 기록해 지난 2010년 3만4천491원보다 약 4% 감소했다.
■요금인하-LTE투자-주파수대가-카카오톡 ‘사면초가’
실적 부진 요인으로는 크게 요금인하, 통신수익에 영향을 주는 신규서비스 등장, LTE 네트워크 투자, 주파수 비용 증가 등이 꼽혔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망 경쟁력 강화와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따른 투자비 확대, 주파수 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 신규 사업에 대한 초기 투자 등으로 인해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래를 봤을 때 가장 큰 고민은 통신사의 수익을 위협하는 신규서비스의 등장이다. 예컨대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등이다.
현재 시장에는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마이피플, 틱톡, 네이버라인 등 다양한 메신저 앱들이 서비스 중이다. 이들 신규서비스는 문자메시지(SMS) 시장을 잠식하며 통신사들의 수익 악화에 한 몫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7명은 인스턴트 메신저(MIM) 이용 후 SMS 이용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보이스오버LTE(VoLTE)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예고됐다. 향후 다양한 m-VoIP, VoLTE 서비스가 쏟아질 경우 SMS 수익뿐만 아니라 음성수익까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LTE 가입자 100만, 망 투자 ‘고공행진’
LTE망 구축에 따른 투자비용 역시 큰 요인이다. 향후 수익창출을 위한 ‘투자’ 개념이므로 단순 비용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수익성 악화는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지난 한 해 동안 2조2천770억원의 투자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4% 늘어난 수치로 SK텔레콤 전체 매출의 17.9%에 달한다. 마케팅비용은 전년 대비 2.1% 줄어든 3조549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파수 대가도 크게 늘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천950억원에 1.8GHz 대역 주파수를 낙찰 받았다. 이는 당초 최저경쟁가격 4천455억원보다 5천495억이나 높은 금액이다.
다만 이는 일회성 비용이 아닌 향후 10년 분할 납부해야할 금액으로, 주파수 대금 지불은 경매가 끝난 후 3개월 내 25%, 나머지는 이용 기간(10년) 내 분할 납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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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향후에도 관건은 요금인하와 LTE 투자, 통신수익을 위협하는 신규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올해 LTE 가입자 증가와 함께 ARPU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는 하나 주파수 비용 납부 및 LTE투자 증가로 인한 감가상각비 상승 등으로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