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설연휴를 맞은 국내 개발자들은 어떤 명절 선물을 받을까? 한 유명 커뮤니티에 게재된 내용에 따르면 선물은 고사하고 연휴도 제대로 못 챙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자바 개발자 커뮤니티 'OKJSP'에 올라온 '재미로 하는 설 선물 조사' 게시물에 현재까지 달린 댓글들은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의 어두운 현실을 드러내 씁쓸함을 자아낸다.
해당 글 작성자는 설날이 다가온다며 선물, 보너스, 휴가 등 있을텐데 순전히 재미로 한 번 조사해 보자며 시스템통합(SI)이나 시스템관리(SM)직에 종사하는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정규직여부, 명절상여금(보너스), 현물로 된 선물, 명절을 낀 휴가일수를 물었다.
이에 댓글로 자신이 정규직이라 밝힌 한 개발자는 (처음 나와 놀란) 보너스 25%와 (스팸이 아닌) 햄 세트 선물을 받았지만 휴가는 커녕 명절도 출근한다고 썼다.
또 SI로 추정되는 비정규직 개발자 한 명은 명절상여금 없이 선물로 '무릎담요'를 받았으며 휴가가 없지만 연휴에도 출근할 기세, 이래서 SM으로 가려했는데…라고 썼다.
명절상여금을 받지 못한 또다른 비정규직 개발자는 선물도 없고 심지어 휴가는 마이너스 2일이라며 이래서 통신은 피했어야 하는데…라고 썼다. 설연휴 4일중 2일은 출근해야 된다는 얘기다.
물론 이 글에 달린 42개 댓글에 모조리 암울한 얘기만 담긴 것은 아니다. 극단적으로 풍족한(?) 명절을 보낸 사례도 있었다.
한 정규직 개발자는 기본급 200% 상여금에 명절위로금 20만원, 15만원짜리 돈육선물세트, 협력업체에서 들어온 생필품과 식용유와 홍삼과 상품권 등 10가지 선물을 받고 별도 휴가 없이 연차 25일을 나눠 쓴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워낙 암울한 게시판 분위기에 자신이 제일 많이 받는 것 같다며 (다른 댓글쓴이들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 내용을 접하며 부러움을 표한 다른 개발자는 자주갔던 치과는 명절때마다 선물을 보내줘서 신기하다며 (다니는) 회사에선 아무것도 안 주는데…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올라온 대다수 댓글 내용에 따르면 정규직, 비정규직 여부와 관계 없이 상여금과 선물이 없거나 연차 등을 써서 추가로 쉬지 못하고 명절 연휴만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그나마 '빨간날'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감지덕지인 분위기다.
관련기사
- 새해 주목되는 SW개발자 행사는?2012.01.20
- 개발자가 즐거운 회사 ‘KTH’…왜?2012.01.20
- SW개발자, 남편 선호도 1위→7위 추락2012.01.20
- [칼럼]SW개발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2012.01.20
OKJSP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개발자 허광남씨는 나도 회사 다닐 땐 주말에도 대개 일을 했고, 개발자들은 대부분 업무를 주어진 기한내 끝내야 하는 프로젝트에 투입돼 일하기 때문에 통상적인 '주말'은 못 쉬는 경우가 많다며 통상 3일 주어지는 명절 연휴도 앞뒤 1일씩 출근해 사실상 하루 쉬고 말기도 한다고 말했다.
앞서 글을 써올린 개발자는 20일 오전 한차례 올라온 댓글을 살펴본 뒤 프리랜서 개발자를 데려다 쓰면서 명절에 비누 한 장 안주는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면 다시는 그런데랑 같이 일하지 맙시다라며 기본이 안 돼 있는 회사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