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곤 파수닷컴, '변화를 꿈꾸다'

일반입력 :2012/01/20 11:19

김희연 기자

“국내 보안업계 파수꾼으로 10년 이상 뛰어왔지만 여전히 이루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해외 업체들에 비해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아직도 규모가 작은 국내시장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업계가 힘을 모아 장애물을 극복하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합니다.”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는 원로 보안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만만치 않은 국내 보안시장에서 힘든 숙제들을 풀어내며 미국 진출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조금씩 성과도 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에게는 고민이 많다.

■유지보수율 현실화는 업계 안정화?

10년 넘게 보안업계를 지킨 그에게 기자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현재 보안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그는 단번에 ‘유지보수율의 현실화’라고 답했다. 조 대표 자신도 보안업계에 몸담으면서 가장 고뇌했던 점이 유지보수율이라로 꼽았다. 이는 정부 지원 없이는 현실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민관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보안업계가 예전부터 주장했던 것이 유지보슈율 현실화입니다. 업계의 가장 큰 숙제죠.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행정안전부나 지식경제부를 설득해도 예산을 결정하는 기획재정부까지 반영되지 못했던 것이 현실입니다.”

유지보수율 현실화를 통해 국내 보안시장을 안정적 성장궤도 위에 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국내와 같은 환경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사회적 인식이란 것은 단 시간에 쉽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제 업계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시행착오를 통해 확실히 배운 만큼 이제는 과거경험을 바탕으로 3개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제대로 된 대응책을 세워나가야 합니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올해 업계는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인 발전까지 이뤄낼 수 있을 겁니다.”

글로벌 IT대세는 클라우드, 한국은?

파수닷컴은 이미 지난해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를 내놓았다. 아직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파수닷컴에게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기회가 왔다. 클라우드 이슈에서 보안은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 요건이다. 그 중에서도 콘텐츠 보안과 통제에 대해 파수닷컴의 주종목인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클라우드 컴퓨팅은 필수가 될겁니다. 전 세계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클라우드를 단순히 유행어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가 클라우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 뚜렷하죠.”

조규곤 대표는 업계가 클라우드에 대해 받아들이는 반응자체가 해외와는 다르다는 의견이다. 해외는 이제 무엇을 하더라도 투자자들과 IT업계 전체가 클라우드와 함께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미 IT산업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존재로 급부상했지만 우리는 클라우드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업체들은 서비스를 만들더라도 성공한다는 자신이 없기 때문에 발전이 느린 것 같습니다. 클라우드에 대한 이슈에 비해 '클라우드 보안' 이슈는 크지 않아서 시장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준비태세는 늦추지 않아야 하겠죠.”

조 대표는 이미 지난 2002년에 개인용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개념을 내놓았다고 했다. 그러나 시대를 너무 앞섰기에 빛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드디어 때를 만났다. 그는 이 서비스를 통해 B2B중심 기업에서 B2C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오는 7월 정도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개용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보안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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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비해 국내 보안 회사들이 너무 많아요. 지식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원사만도 120여군데로 보안의 전 영역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 해외 보안회사처럼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파수닷컴도 2020년에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꿈을 가지고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파수닷컴은 미국 시장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스스로를 보안회사로 한정짓지 않고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또 B2B에서 B2C까지 이제 더욱 IT생활의 가까이에 있는 그룹이 되고자하는 꿈을 꾸고 있다. 파수닷컴의 2020년을 한 번 기대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