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슈주·소시 팬들, 게임으로 사로잡았죠”

일반입력 :2012/01/17 11:21    수정: 2012/01/17 18:12

전하나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가 열리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IT매체 매셔블(Mashable)이 주관하는 ‘2011 매셔블 어워즈’도 함께 막을 올렸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매셔블 어워즈는 소셜 미디어·테크놀로지·비즈니스·엔터테인먼트 등 4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기업이나 인물, 서비스 등을 뽑는 행사다. 그동안 트위터, 페이스북, 로비오 등이 이 상을 거쳐갔다. 올해 이들과 어깨를 겨눈 토종 게임이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 게임이 최초다. 주인공은 뮤지션 리듬게임 ‘슈퍼주니어 셰이크’.

해당 게임 개발사 ‘둡(dooub)’은 지난해 4월 설립된 회사다. 5명으로 시작한지 1년도 채 안된 지금 4배에 가까운 18명으로 불어났다. 작은 스타트업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인력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짧은 기간 거둔 달콤한 성과 덕분이다.

둡은 지난해 8월 첫 선을 보인 ‘붐 셰이크(boom SHAKE)’가 한국과 미국 앱스토어 1위를 달성하자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아이유 등 인기 K-POP 스타들의 IP를 활용한 셰이크 시리즈를 한달에 하나 꼴로 잇따라 내놓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 회사 박기현 대표는 “모바일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가 음악과 게임이라고 생각해 리듬액션게임 장르에 뛰어들게 됐다”며 “인기있는 아티스트의 팬들을 유저풀로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그들을 보다 빠르고 이색적으로 알릴 수 있는 장치가 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고 말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슈퍼주니어 셰이크는 출시되자마자 동남아 7개국 앱스토어 음악 카테고리에서 1위에 올랐다. 소녀시대 셰이크, 아이유 셰이크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게임은 현재 시리즈 통합 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단기 매출 성적도 좋다. 싱가폴·태국·홍콩 등지에선 출시 직후부터 줄곧 톱그로싱 상위권에 랭크된 상태다. 박 대표는 “게임 내 곡당 0.99달러의 가격을 매겼는데도 인앱결제(IAP) 비율이 상당히 높다”며 “팬심을 공략한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또 매셔블 어워즈 수상에 대해 “온라인 투표에 슈퍼주니어 팬들이 많이 참여해주신 덕분”이라고 겸손을 보이면서도 “우리만의 게임성이 뒷받침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해당 게임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리듬에 맞춰 떨어지는 노트(-)를 터치플레이하는 방식이지만, 다른 리듬게임에선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 있다. 바로 셰이크 모드. 둡은 이와 관련 ‘연속 제스쳐 인식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아이폰에 있는 음원을 이용자가 불러와 직접 노트를 만들거나 비트에 맞게 자동으로 싱크를 조정하고 가수의 그림 카드를 컬렉션할 수 있는 기능 등이 차별점이다. 전세계 팬들을 위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루투칼어, 터키어, 폴란드어, 인도네시아어 등 13개국 언어를 지원하고 외국의 낮은 단말기 사양이나 불안정한 네트워크 환경 등도 철저히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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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현재 시장에 나온 게임과 더불어 이달 말부터 출시될 게임 모두 안드로이드 버전 개발을 마친 상태”라며 “국내에선 SM엔터테인먼트, 로엔엔터테인먼트에 이어 JYP, YG 같은 메이저 엔터테인먼트사는 물론 일본과 동남아, 중국 현지 음원사들과도 저작권 관련 활발히 논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둡의 목표는 무엇일까. 박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1천만 다운로드, 장기적으로는 셰이크 브랜드가 글로벌 1등 리듬게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작권자, 온라인 유통사와 협력해 새로운 음원시장 생태계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